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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최악의 헛수고? 타란의 대모험(The Black Cauldron, 1985)... 영화만 보고 사나

디즈니 공주에 대한 내용을 검색하다가 걸린 희안한 작품과 캐릭터가 있었는데...



캐릭터라 함은 이 작품의 히로인이자 디즈니 역사상 최악의 듣보잡 공주로서 팬들 사이에서도 '잊혀진 공주'라는 이명으로 불리는 컬트적인 캐릭터인 아이론위 공주 얘기죠.

디즈니 회사의 역사 차원에서는 이게 아주 의미있는 작품으로 통하더군요.

제작진의 세대 교체와 관객의 세대 교체를 위해 10년 이상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4천4백만 달러인데, 제작비 본좌급의 라푼젤에 비하면 껌값(?)으로 보일수 있지만 당시 기준으로 아주 막대한 금액이라 함)이 투자된 야심찬 기획이었다고 하네요. 기술적으로도 진일보한 기법들이 사용되었다...지만, 후술하겠으나 그게 어필이 전혀 안됩니다.

호기심을 이길 수 없어서 그냥 아이튠즈 무비 스토어에서 질러서 봤어요. 
SD밖에 없는 듯.

디즈니에서도 버린 작품으로 통하는지라 디즈니가 본좌급 보존/복원 기술을 갖고 있어도 의지의 문제로 이걸 복원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되어 그냥 SD로 대강 봤습니다. 그렇다보니 진일보한 기법이고 뭐고 확인할 길이 없고 지지직거리는 화면 또한 작품의 전체 분위기와 맞물려서 더 암울해지더군요.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있는데, 어차피 스포일러가 별 의미가 없을 듯한 김빠지는 영화이긴 합니다.

원작은 프라이데인 연대기인가 뭔가 하는 판타지 소설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하네요.

줄거리는 왠 이끼리치 같은 뿔달린 사악한 마왕이 언데드 부대를 소환할 수 있는 검은 가마솥(이게 바로 원제)을 손에 넣어 세계 정복을 꾀하는데, 그걸 알아챈 '예지능력을 가진 돼지(--;)'를 치던 돼지치기 소년 타란(즉, 주인공은 자기가 키우던 돼지보다 능력이 떨어짐...--;)이 어찌어찌해서 매우 신뢰가 안가는 파티를 모아서 그의 야망을 (우연히) 저지하게 되었다...
뭐 그런 것입니다.

일단 고연령층도 공략하겠다는 기획이 있어서 그랬는지 영화가 매우 우중충딥다크합니다.
그렇다고 고연령층에 맞춰 심각하게 전개되느냐...하면 그게 아닌게 등장인물과 하는 짓들이 하나같이 지금 표현으로는 병맛입니다.
개연성 같은 것은 전혀 없고, 그냥 사건이 뜬금없이 전개되다가 우연히 해결됩니다.

주인공 타란은 하는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민폐를 끼치다가 우연히 득템을 하거나(저기 포스터의 검이 최강의 마법의 검인데 그냥 우연히 길가다가 주운 것) 하는 식이다보니, 주인공에 몰입하고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지나가던 철없는 돼지치기 소년 A 정도의 비중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사실상 검은 가마솥을 찾아다가 마왕에게 바친 것도 이놈임.

오라클 돼지...아, 돼지주제에 미래를 예측하고 그걸 보여줍니다. 그래서 검은 가마솥의 위치를 찾기 위해 마왕이 초반에 기를쓰고 돼지를 노립니다. 물론 무능력자인 타란은 안중에도 없죠...

음유시인...FF4의 길버트(에드워드)도 무능력자로 통하지만, 이 음유시인은 도통 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길버트야 속삭임 풀을 이용해서 전개상 도움이라도 되는데...이 노인네의 경우 거짓말을 하면 줄이 끊어지는 마법의 하프(?)가 있지만 그게 뭐 도움이 되나요? 얼굴도 비호감에 이상한 몸개그 전담인데, 어르신이라 보는 사람이 다 갑갑해집니다.

구르기...저기 좌하단에 개와 원숭이를 합친듯한 정체를 알수 없는 말도 하는 괴생물인데, 이게 세계를 뜬금없이 구합니다. 타란이 돼지에게 주려던 사과를 얘한테 주니까 얘가 일방적으로 타란을 주인으로 따르게 되었기 때문인데, 작중 내내 겁쟁이 모습을 보이다가 뜬금없이 마지막에 용감해져서 자살해서 세계를 구합니다(검은 가마솥은 산제물을 바치면 파괴됨). 뭐, 나중에 다시 부활하므로 비장미 그런거 없습니다.

아이론위 공주는 앞서 언급한대로 매우 안습한 캐릭터입니다.

디자인부터 역시 작중의 타 캐릭터들과 같이 별 개성이 안느껴져서 일부에서는 오로라 공주(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작붕 버전인가...하는 오해도 받습니다. 저기 노란 원(--;)은 그나마 아이론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마법의 구슬같은 것입니다. 근데 아무일도 안합니다. 그냥 전등 대용입니다. 무슨 테크 데모처럼 얘가 처음 뜬금없이 등장할 때 같이 등장해서 배경에 그림자 효과를 화려하게 보여줍니다. 그뿐. 아이론위 공주 역시 구슬과 마찬가지로 극중에서 하는 일이 없어요. 얼굴마담? 엉성한 바느질 솜씨 인증 한번 하고 포로로 잡혀 묶여서 매달린 것이 전부.

워낙에 듣보잡 신세다보니 오히려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약간의 컬트적인 인기가 있는 듯 하더군요.
만일 정식 디즈니 프린세스(이거, 무슨 자매회 같음. 그것도 초 엘리트들만 들어가는...근본은 프렌차이즈죠)가 된다면 얘가 나이가 12살로 설정되었기 때문에 최연소(하지만 바넬로피(공주가 아니라 대통령이라서? 근데 사실 그런 제약 없음. 이쁘고 인기 좋으면 됨. 단 아직은(?) adorable 정도로는 무리고 beautiful 이 되어야 됨. 또는 피부색이나 인종적인 특색이 있거나)나 멜로디(얘는 엄마한테 밀려서 안됨)가 출동하면 어떨까?) 공주가 된답니다.

아이론위가 매우 안습하다는 것은 뒷 얘기가 있어서 더 그렇습니다. 바로 환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삭제장면 때문입니다.
삭제장면이 정식 릴리즈된 경우는 없다고 하고, 찾을수도 없긴 했는데, 얘가 12살 나이임에도 딥다크한 작품에 출연한 덕분에 옷이 찢어져서 반라가 되는 노출능욕장면이 있었다고 전해져 옵니다(아마도 마왕에게 포로로 잡혔을 때?). 
물론 릴리즈된 버전에는 없습니다.
근데 마왕이 죽을 때 정말로 뼈와 살이 분리되는 고어씬이 있는데 그건 또 상당히 정교하게 오랜시간 보여줍니다.
이거 뭐하자는 것인지...(차라리 그걸 자르고 노출 장면이 들어갔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즉 얘는 디즈니 사상 최초로 대담한 벗는 연기에 도전했음에도 삭제크리를 맞고 잊혀진 비운의 공주죠.

팬아트도 안습함을 강조

벨: 아놔, 미친 디즈니가 얘를 공주로 쳐준대. (만일 내게 물어보면) 얘 상태가 이모양인데...
신데렐라: 열라 운좋은 아일세. 애리얼 옷은 얘꺼에 비하면 완전 보석이네...머리는 또 그게 뭐니?
오로라: 왕자가 아니라 돼지치기랑 사귄다고? 이뭐병...
아이론위: 저도 공주가 되고 싶을 뿐이라구요...


아무튼 디즈니 장편 애니로 보면 여러모로 이색적(--;)인 작품이고, 작품 외적으로는 이런저런 의미를 (억지로나마) 찾아볼 수 있지만, 결과물 자체가 이렇다보니...

성인층 관객을 노렸는지 꽤 섹슈얼한 장면도 있습니다만, 뚱보 아줌마...이런 캐릭터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줄거리는 성인이 보기에는 참 버겁습니다. 지루해서...
그렇다고 애들이 좋아하겠느냐...? 그러기에는 작품이 너무 우중충하죠. 
액션? 그런거 없고 나올듯 하다가 뜬금없이 끝납니다.
하기야 액션이 들어갈 건덕지가 없는것이 주인공 파티가 맥아리가 하나도 없거든요.
뮤지컬 장면도 심각한 분위기를 낸답시고 없구요.

당연히 처참한 흥행 실패로 인해 디즈니조차 버린 작품이 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죠?
미국 개봉으로 제작비의 반정도를 겨우 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디즈니가 이런 헛수고(?)를 한번 장대하게 한 뒤에 그냥 잘하는 것을 더 잘하자는 쪽으로 선회해서 디즈니 르네상스(1차)가 온 것 같습니다.



덧글

  • 하만덕후 2014/01/10 10:17 #

    판타지아 보다 이게 더 말아 먹었나요?
  • 오오 2014/01/10 10:35 #

    판타지아의 경우 제작비가 2백28만 달러인데 총 수입은 8천만달러 넘는 것으로 나오네요.
    제가 기억하기로 판타지아 첫 개봉때 처참했지만 정말 여러차례 재개봉하고 재출시해서 근성으로 손실을 때웠을 거에요.
    근데 이건 일단 출시부터 열외인 것이...
  • EST 2014/01/10 10:43 #

    이게 아마 프리프로덕션 단계에 팀 버튼이 참가했던 물건일 겁니다. (그리고 그때 낸 아이디어는 죄다 잘렸다는 것 같더군요)
  • 오오 2014/01/10 10:47 #

    엔드 크레딧에 팀 버튼(이나 다른 유명한 사람) 나오는지 자세히 봤는데...안나온것 같은데...
    ...잘려서?
  • EST 2014/01/10 14:01 #

    크레딧에 기재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참여했다는 얘긴 오래전에 들었어요.
    작년에 팀 버튼 전 보러갔을 때도 '사용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설명된 스케치가 몇점 있었습니다.
  • 초록불 2014/01/10 10:55 #

    원작을 보지는 못했는데, 원작자의 다른 번역 작품을 보았을 때 굉장한 작품이었으리라 짐작만 합니다. "타란의 대모험"은 국내 정발된 DVD를 가지고 있는데, 정말 못 만든 작품의 탑으로 꼽힐 수준이더군요. (그래서 원작을 꼭 보고 싶긴 합니다.) PC게임 초기의 걸작 중에 "블랙 콜드런"이 있는데, 바로 같은 작품을 게임화한 것이기도 합니다.
  • 오오 2014/01/10 18:18 #

    원작이 굉장하니까 디즈니로서는 사내 세대교체라는 중요한 시점에 사용했던 것 같은데 결과물은 뭐라 형헌하기 어려운 흑역사로...
  • EST 2014/01/10 19:35 #

    20년쯤 전에 얻었던 PC책자에 '킹스 퀘스트'와 함께 실렸던 걸 본 기억이 납니다.
    그 책에서는 <블랙 칼드론>이라고 소개했었는데 한참 뒤에야 이 애니메이션과 같은 내용인 걸 알았어요.
  • chatmate 2014/01/10 17:36 #

    주인공이 젤다의 전설 주인공 처럼 좌수검을 구사하는군요?
  • 오오 2014/01/11 05:32 #

    구사...가 아니라 그냥 왼손으로 집어들었을 뿐...집어들면 칼이 알아서 싸우는 엽기성을 보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존재 의미가 없죠. 개그물이라서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것은 참...
  • 미라스케 2014/01/10 23:29 #

    와......
    글을 읽기만 했는데도 정말 이걸 왜 봐야 하나 생각이 드는데 오히려 역효과로 궁금해서라도 한번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다가도 정말 이걸 왜 봐야 하나... 역효과로 궁금해서라도 한번 보면...

    그리고 무한루프 돌아갈 것 같아서 관둡니다.
    하기야, 이런 게 있어야 성공하죠;
  • 오오 2014/01/11 05:35 #

    제가 지금 그 궁금함 때문에 2억 달러 대작 47로닌이 끌리고 있는데...
    47로닌은 영화 제작자가 제작 막바지에 이런 망작을 완성해서 개봉하느니 차라리 제작 도중에 필름을 불태운 뒤 사고로 위장해서 보험금을 타려 했다는 얘기까지 도는 영화이고 엄청난 혹평과 흥행참패를 하고 있죠. 일본은 내렸지만 뉴질랜드는 이번주에 개봉했거든요.
  • 오오 2014/01/16 04:59 #

    근데 며칠 뒤에 오프라인 샵에 가 보니 떨이 DVD칸에 아이튠즈보다 싸게 팔고 있었어요...
    아, 그리고 아마존 인스턴트에는 HD가 존재는 하는데, 아마존 인스턴트는 북미 아니면 접근이 안되므로 소용이 없죠.
  • Let It Be 2014/01/31 23:12 #

    주인장께서 워크래프트3를 하셨는가 모르겟는데

    맵중에 굉장히 우중충한 분위기를 보이고

    난이도가 다른맵에 비해 유난히 빡센맵이 있음

    근데 그맵이름이 black cauldron 이었음

    아마 여기서 딴듯
  • 수부기 2014/04/07 14:56 #

    음...그래도 디즈니 프린세스 팬아트 보면 종종 보이는 공주여서, 다 알겠는데 얜 대체 누굴까;; 하고 검색하다 보니 이런 작품이 있다는 것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봐고는 싶은데 구할 길이 없네요(절대로 히로인 생긴 게 제 취향이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할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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