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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와 미녀와 야수를 다시보고 든 겨울왕국의 매력에 대한 생각 영화만 보고 사나

디즈니 르네상스의 절정이라고 생각되고, 실제로 <겨울왕국>의 직계 조상이라 생각하는 <인어공주>와 <미녀와 야수>를 다시 감상하고, 블루레이에 담긴 특전을 보고 나니, 전에 아래와 같이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그에 좀 더 살을 붙이고 싶어집니다.

디즈니의 전통은 이어진다 : 겨울왕국 (Frozen, 2013)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는 <알라딘>부터는 감동이 오지 않더라구요. 
눈은 즐거운데 머리까지만 이르고 심장에는 이르지 못한달까? 
그래서 저 둘을 디즈니 르네상스의 피크라고 생각하는 거죠. 전 <라이온킹>까지 와서는 적잖이 실망한 사람이기도 하구요.
(실제로도 <알라딘>부터는 저 둘의 실질적인 아버지라 볼 수 있는 '하워드 애쉬맨'이 사망했고, '제프리 카첸버그'가 애니메이션 팀을 둘로 쪼개는 통에 스탭진의 변경이 올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크다고 봄)

그런데 <겨울왕국>은 그 시절 그 느낌이 어느정도는 다시 돌아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왜 그렇게 느껴지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복습을 해 본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겨울왕국>은 이 둘을 능가하지는 못하더라도, 근접 또는 필적하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어'와 '야수'의 매력 - '안나'와 '엘사'의 매력

미녀...가 아님에 주목하세요. 
미녀 '벨'에게는 미안하지만 사실 <미녀와 야수>의 메인 캐릭터는 '야수'가 맞습니다.
이건 제작진의 공인된 의견입니다. 다시 볼때 그렇게 느꼈었는데, 특전에 담긴 다큐멘터리에서 아예 못을 박더군요.

'인어'에 해당하는 '애리얼'은 아마 누구나 인정할만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일거에요.
사실 <인어공주> 전체가 음악과 '애리얼'의 매력으로 채워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인어공주>특전에서 '애리얼'목소리를 담당했던 '조디 벤슨'의 'Part of Your World'에 대한 인터뷰가 나옵니다.
(이후 모든 인터뷰 내용은 적당히 내용만 전달하지요. 보고 써놓은 건 아니라서...)

"이 노래에서 관객들은 캐릭터를 사랑하게 될 거에요. 캐릭터의 꿈, 소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곡인데, 이것이 '애리얼'의 상처받기 쉬운 약점(Vulnerability)이죠.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애리얼'처럼 그런 것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야수'는 수석 애니메이터 '글랜 킨'의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야수의 캐릭터를 찾기 위해 수많은 맹수를 관찰하고, 버팔로 머리를 몇주동안 작업실에 걸어놓고 있었는데 어느날 그게 슬프게 보이는 느낌이 왔고 거기서 드디어 '야수'라는 캐릭터를 찾을 수 있었답니다. 또한 '야수'는 화룡점정으로 인간의 눈빛을 가짐으로 왕자의 영혼이 야수라는 감옥에 속박된 것을 강조하고 있죠(이것은 초반부터 갖고 있던 컨셉인 듯). 그래서 '야수'는 뭔가 맹수같은 공포스런 압박감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주 슬퍼보이는 형상을 하게 된 것이죠. 사랑받지 못함, 그리고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에 구속된 인간-그 컴플렉스가 형상화 되어 '야수'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나니 어느정도 '안나'와 '엘사'가 왜 그토록 인상적인 캐릭터인지 느낌이 왔습니다.

물론 외모가 아름답게 뽑혀 나온 것도 한몫을 하지만, 외모만 가지고는 그 마법적인 매력(?)이 설명이 잘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보다 이 둘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매우 보편적인, 상처입기 쉬운 약점을 캐릭터의 특성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 생각해 볼 점 같네요.

말하자면 '안나'는 사랑받고 싶은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한, 사랑을 갈구하는 애정 결핍, '엘사'는 남에게 감추고 싶은 컴플렉스(근데 사실 항상 나쁜것이라고 볼 수 없지만)로 인한 마음의 닫힌 문, 그리고 공통적으로 갖는 외로움.

이런 것은 인간이라면 거의 누구나 가지고 있을법한 '상처'나 '약점'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것이 음악/노래/대사/화면 모든 것을 통해 집요하게, 하지만 환상적으로 그려지니, 일반적으로 이들의 여정에 사람들은 쉽게 동감할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동감을 못하시는 분들은 사실 아주 행복한 삶을 살아오셨고 살고계신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엄마를 곰으로 만드는 메리다의 반항심 같은 것은 제게는 동감이 안되더라구요.)

'엘사'에 대한 '성 소수자 해석'역시 보편적인 감추고 싶은 컴플렉스의 한 갈래라고 볼 수 있을 듯. 
저는 딱히 성 소수자 보다는 더 보편적인, 남에게 보이기 싫은 컴플렉스 자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느껴지지만요.

그리고 물론 현실에서는 안그런 경우가 더 많겠지만, 적어도 극중에서 자신의 컴플렉스 또한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Let it go), 또 다른 사람들도 그걸 인정해준다(진실한 사랑의 행위와 에필로그)...라는 정말 훈훈한 결말을 보여주는 것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 같네요.

마지막 스케이트 장면은 초반부의 엘사/안나/올라프(초기모델)가 놀때 스치듯 흘러간 장면과 같죠. 
다만 마지막에는 다른 모든 사람들도 그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적잖은 희망을 주는 것 같아요.

(하기야 '미녀'인 '벨' 역시 주변인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로서의 컴플렉스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매우 약하죠.)


브로드웨이 뮤지컬, 그리고 영화로서

<인어공주> 블루레이의 특전들은 매우 흥미롭지만, 그 중에 하나로 <하워드의 강좌>라는 것이 있어요.
고 '하워드 애쉬맨'이 <인어공주> 작업 초기에 뮤지컬로서의 작품에 대한 생각을 스탭들에게 점심시간에 설명한 것을 녹화해 둔 것을 당시 스탭들의 인터뷰와 함께 편집한 것입니다. <인어공주>가 사실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의 기념비적인 퓨전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텐데(이것은 여기 나온 스탭들의 의견임) 브로드웨이 뮤지컬 출신 작사가인 고 '하워드 애쉬맨'이 한곡한곡(Kiss the Girl과 Les poissons 제외) 작중에서 가지는 의미를 설명하는 매우 인상적인 기록물이죠. 그중에 오프닝 곡인 'Fathoms Below (선원들이 부르는 오프닝 노래)'에 대한 설명에서 몇가지 인상적인 생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사에 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자 하고 있어요. 일부는 처음 볼 때 발견할 것이고, 다른 것들은 못할수도 있어요. 저는 한번에 다 찾아낼 수 없을 정도를 담으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그래서 혹시 관객이 두세번 볼때 새로운 것들을 더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군요."

'Part of Your World' 의 경우 노래 가사에 복선이 있었는데, 정말 제가 근 25년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는데도 이제야 그걸 깨달았네요.

"What would I give ..., What would I pay ... 이건 나중에 악마와 계약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암시하기 위한 전개상 중요한 복선이 되는 문구죠."

전개가 빠르다거나 허술한 각본을 노래로 때우냐? 라는 의견이 간혹 있는데 그게 원래 <인어공주>이후 등장한 디즈니의 퓨전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전통적인 연출법에 따라 그렇게 하려고 의도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죠.

"각본에서 노래를 빼버리고도 줄거리 전개가 무리없다면 말이죠, 그건 뭔가 잘못된 거에요."

이걸 다 보고 다시 'Part of Your World' 를 다시 돌려보고 창피하지만 솔직히 눈물이 쏟아졌어요.

'제프리 카첸버그'는 뭐 어찌보면 디즈니 팬들 사이에선 배신자 취급을 받을 수도 있는 인물이지만, 놀랍게도(?) <미녀와 야수>에는 그의 인터뷰가 다량 실려있더군요(단 '전 디즈니 수장'으로 나옴-'현 드림웍스 대표'로 안나오고). 그는 사실 극영화를 바탕으로 한 인물이다보니 당시 우물안 애니메이터들이던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심어줄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왜 당신들은 '애리얼'을 '백설공주'나 '신데렐라'에 비교합니까? 사람들은 '줄리아 로버츠'에 비교하던데?"

그래서 디즈니 애니메이터들도 그때부터 애니메이션이라는 틀을 벗어나 영화적인 기법과 연출을 보다 능동적으로 도입하게 되었다고 하죠. 뭐 이후 행보로 인해서 말이 많지만 '제프리 카첸버그'의 결정이나 연출력이 <미녀와 야수>에 많이 녹아든 것도 사실이죠. '개스톤'이 의외로 미형 악역(물론 적절한 수준의 미형인데, 그것도 엄청난 닥달끝에 탄생한 것)이라거나, '야수'의 경우 철저하게 실제 미남 배우인 '로비 벤슨'을 전혀 참고하지 못하도록 해서(성우의 녹음장면 참고 후 습관까지 도입하곤 하는데) 둘 사이에 '미추'의 대비가 강조되도록 하거나 하는, 전통을 일부 깨는 역할을 해서 발전을 도모한 것도 사실이므로. 그리고 <미녀와 야수>가 최초로 애니메이션이 극영화와 동등하게 이야기 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구요(최초의 오스카 작품상 후보).

이런 디즈니의 발전적인 전통이, 최신의 기술과 접목되어 탄생한 <겨울왕국>은...

전체적으로는 비교적 심플한(?) 내러티브지만, 디테일에 많은 것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보편적으로 동감할 만한 약점을 가진-더구나 외모도 아름다운-매력적인 캐릭터가 나오는데다가, 음악도 좋고 화면도 좋은 애니메이션이니 반복관람은 일반적이고 일부에선 중독증세(?)가 나올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복때마다 조금씩 다른 느낌과 감정을 주는 것을 본 것은 참 오랫만인 듯 해요.

...저는 지금껏 8번 봤는데, 더본다 해도 10번까지만 채우고 그 이후는 구매후 보려고요. 
뭐 북미시간 2/25일 다운로드판부터 출시 예정이므로 그것부터 질러야겠죠...

그리고...

특전을 보고 놀랐던 것은, 디즈니는 저런 것까지 라이브러리에 보관하고 있단 말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에 주고받은 다소 비공식적인 회의까지 녹화해서 보관하고 후대에 전달하다니!!!
80년 전통이 헛것이 아닌 이유가 다 있죠. 보관이 잘 되어 있고, 끊임없이 후대에 전승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원화를 가져다 관찰해서 요즘 써먹는 그런 놈들임)

일부에서 라푼젤 2냐? 이런 소리가 가끔 나오는데, 그것은 디즈니의 이런 전통적인 작법을 몰라서 하는 소리 같아요.

그리고 '라푼젤'과 '엘사/안나'의 얼굴은 충분히 다릅니다. 아마 그림에 별로 경험이 없으시거나, 실제 '라푼젤'을 보신지 너무 오래 지난 경우, 그런 생각이 들수도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만, 정말 특징적인 부분들은 다르게 생겼죠(일부 유사성, 눈이 크고 코가 작고 입술이 갸름하고...이런것들은 전통적인 화풍-및 라이브러리의 계승발전 차원으로 생각되고). 사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발생한 차이이므로 '라푼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제가 '라푼젤'을 <겨울왕국>직후 다시 보는 순간, '아...쟤 얼굴에 보톡스를 얼마나 맞은건가?'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는 것은(안면 근육 움직임이 차이가 정말 많이 나는 듯)...

또 일부에서 마지막 부분의 '진정한 사랑의 행위'를 좀 오해하고 계신 듯 한데(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하거나)...
그게 엘사가 풀어주는 것이 아니죠. 원작에서 '눈물'이 중요한 해법이라 그런 오해를 부추기는 듯 한데, 사실 안나가 자신을 희생한 행위 그 차체로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엘사에게 나타냈기 때문에 스스로 저주를 풀 수 있었던 것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사랑이 일방향이어서는 저주를 풀 수없고 양방향(주는쪽이 필요)으로 이뤄져야 된다는 거죠. 따지고 보면 사랑의 키스를 받은 것으로는 안될꺼에요. 그 상대가 한스든 크리스토프든... 그런건 백설공주나 오로라한테나 통하는거죠. 사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미녀와 야수>에서 먼저 나오죠. 거기서는 주는 것이 먼저고 받는 것이 나중이었고, 거기선 너무나 명확하게 대사로 설명을 해 줘서 논란이 없었던 것 같지만. 그렇게 엘사/안나는 진정한 사랑을 주고 받아 저주를 풀 수 있었고.

<인어공주>에서는 우르슐라가 왕자와의 키스가 진실한 사랑의 행위...임을 명시하는데...아무래도 사랑 좆문가(?) 트롤들이 <인어공주>를 너무 돌려본 듯. 실질적인 사랑 '전문가'는 올라프죠.

우연일 가능성이 높지만, <미녀와 야수>에서 '개스톤'의 똘마니인 '르푸'가 눈사람 변장(?)을 하고 있는데 '올라프'랑 매우 유사한 디자인...하지만 '르푸'는 최악의 비호감형 캐릭터중 하나라는 차이가...

옛날부터 <미녀와 야수>볼때 '벨'이 자꾸 흘러내린 앞머리를 쓸어올리는 것이 눈에 띄어서 혹시나 했었는데, 이게 의도적으로 성우였던 '페이지 오하라'의 습관을 적용한 것이었다고 하더군요. 시사회때 '페이지 오하라'의 자매가 보고 엄청나게 웃었다고 전해지더군요. '애리얼'은 로토스코핑에 가깝게 참고한 실제 배우인 '쉐리 스토너'란 분이 계신데, 이분 역시 애리얼이 자신이 무심코 하는 습관까지 표현하고 있는데 놀랐다고(멘붕때 손목 까딱거리는 것 등)...'애리얼'은 목소리나 외모도 매력이 있지만 특히 목소리를 봉인당했을때 하는 마임이 아주 인상적인데, 이분의 덕이 크죠. 이때 푸티지는 정말 애리얼이 인간이 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그리고 '안나' 역시 목소리 담당 '크리스틴 벨'의 각종 습관이 적용되어...



덧글

  • 타누키 2014/01/27 12:58 #

    음...매번 보는데 진성 디즈니 오ㅌ....아니 매니아시네요. 제작자들은 잘 모르는데 잘봤습니다.
    근데 또 나름 트롤링이 없었으면 안나가 한스찾으러 성에 안왔을테니까~ ㅎㅎ
  • 오오 2014/01/28 05:15 #

    90년도 초 무렵에 좀 그러다가 이번에 포텐이...
    (근데 디즈니도 은근히 노린 것이 저 블루레이에 저런 내용들을 담아놓았다니...사실 인어공주에 있는 특전 보면 겨울왕국 작업하고 있죠-크리스토프 노래하는 장면 작업중)
    트롤의 트루 트롤링이야 뭐 사실 서술 트릭이라고 봐야죠. 근데 디즈니 영화 많이볼수록 넘어갈 트릭.
  • 별소리 2014/02/02 13:01 #

    저도 엘사와 안나의 매력은, 현대인도 공감할만한 컴플렉스를 판타자의 형태로 구현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잘 분석하신 글을 보니 정말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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