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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안나는 누가 녹인 것인가? 영화만 보고 사나

'겨울왕국'도 끝물이고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봤으리라 생각되는데, 종종 보이는 평에서 제가 가장 동의가 안되는 해석은 "엘사의 능력으로 안나의 얼어붙은 심장을 녹였다"라는 것입니다. 이런 해석의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말미에 얘기하죠.


엘사의 능력이 녹였다면?

개인적으로 꼽는 이 해석의 문제는 이 영화 전체의 내러티브와 스토리의 힘을 크게 깎아먹게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번) 본 이 영화의 전체적인 내러티브는 안나가 진실한 사랑에 대해 배우고 그걸 실천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걸 지금까지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보여주지 못한 수준의 집중력으로 집요하고 명확하게 이끌어간다고 생각하는데, 엘사가 녹인다는 결론은 바로 이 전개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이게 합니다. 스토리에 대한 비난도 대부분 그런 해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에요.


엘사의 능력이 아니라는 영화속 근거

그러면 제가 왜 엘사의 능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근거를 들어보도록 하지요.

이 영화는 전개가 빠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한된 러닝타임안에서 상당히 많은 정보를 압축해서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당부분은 대사 이외의 것들로 전달하지만, 대사 자체도 세심하게 선택된 단어를 통해 주제를 강조한다고 보입니다.
사실 단어 선택과 그 대사가 나오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이것은 번역과정에서 좀 많이 희석될 여지가 있어서 이 영화의 대본의 파워가 상당히 약화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는 공식 대본에 나온 원문과 제가 나름대로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해석을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엘사의 최악의 저주인 심장에 얼을 꽂아넣기를 당한 안나에게 트롤의 장로인 '패비'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But only an act of true love can thaw a frozen heart.

하지만 '진실한 사랑의 행위만'이 얼어붙은 심장을 녹일 수 있단다.

그리고 안나는 한스에게 거하게 통수를 맞고, 올라프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대사로 생각되는 대화를 하게 되죠.

Love is...putting someone else's needs before yours, (후략)

사랑이라는 건...'다른이의 필요를 자신의 필요보다 우선으로' 두는거야, (후략)

Some people are worth melting for.

(사랑하는) 어떤 이를 위해선 녹아줄수도(죽어줄수도) 있어.

이 두가지는 최종적으로 안나가 행해야 될 '진실한 사랑의 행위'의 정의를 내리는 것으로 바로 '사랑하는 이를 위한 희생'을 강조하는 것이죠.
그리고 안나는 엘사를 노리는 한스의 칼을 막아서며 완전히 얼어버리는 것으로 자기 희생을 실행하게 됩니다.
그 이후 엘사가 얼음이 된 안나를 부여잡고 울면서, 모두가 망연자실해 있는 도중 안나가 서서히 녹게되죠.

이후 대사를 주목해 보면 엘사가 녹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ELSA: ...You sacrificed yourself for me?
ANNA: ...I love you.
OLAF: An act of true love will thaw a frozen heart.

엘사: ...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 거니?
안나: ...언니를 '사랑'하니까.
올라프: '진실한 사랑의 행위'가 얼어붙은 심장을 녹일 것이다. <- 패비의 말을 인용하는 것에 가까움

이 세줄의 대사를 보면 도저히 엘사가 녹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보이네요.
이 영화의 키워드인 '진실한 사랑의 행위'는 앞서 올라프와의 대화에서 나왔듯 '자기 희생'이 수반된 사랑이죠.
그래서 저 세줄의 대사에서 완성되는 '진실한 사랑의 행위'는 안나가 영화 전체의 여정을 통해 깨달은 진실한 사랑을 '자기 희생'이라는 방법으로 실행한 것이고, 패비의 말대로 그 행위 자체로 얼어붙은 심장을 녹인 것으로 봐야될 겁니다. 
여러번 같은 대사로 강조되었듯, 그 행위 자체가 녹이는 힘을 지닌 것입니다. 
그래서 안나 스스로 진실한 사랑을 자기 희생으로 표현함으로 자신에게 걸렸던 저주를 풀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엘사가 사랑으로 자신의 능력의 완전한 제어를 하게 된 것은 어찌된 것일까요?
이건 사실 어느정도 모호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그래서 제 해석 또한 확대 해석일 가능성도 있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전개를 보면 엘사가 얻은 사랑에 대한 여러 깨달음 중 하나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엘사는 애초에 자신의 능력을 제어 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결정적으로 컨트롤을 잃게되는 계기는 바로 날뛰던 안나에게 헤드샷(?)을 먹인 직후죠. 

그 다음 트롤의 장로인 패비에게 능력을 제어할 수 없게 된 이유를 듣게 됩니다.

You must learn to control it.
Fear will be your enemy.

능력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야 된단다. 
(하지만) 두려움이 너의 적이 될 것이야.

이건 '두려움이 있는 한 능력을 제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는데, 그 두려움이 '무엇'에 대한 두려움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 '무엇'은 사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그 일순위가 안나-을 해칠수도 있다는 가능성이죠.

이게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은 물론 얼음성에서 안나를 다시 만났을 때, 바로 그때(헤드샷)를 회상하면서 안전을 위해 자신을 피해야 된다고 하는 부분과,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에서 10대 초반의 엘사가 부모님에게 이렇게 얘기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No. Don't touch me. I don't want to hurt you.

안돼요. 제게 손대지 마세요.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물론 이 대사 이외에도 엘사는 안나가 자신에게 손대려 하면 화들짝 놀라며 피하는 행동을 하는 등, 작품 전반에 걸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그중 가장 중요한 사람이 안나)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엘사는 능력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되죠. 
이건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극복한 것일까요? 

사실 그 부분의 대사는 여러 의미로 해석될 여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서 언급했듯이 제 의견도 그 중 하나의 해석으로 봐 주세요.
그 대사는 이렇습니다.

Love...will thaw...
(realizing)
Love.... Of course.

사랑...이 녹일것이다...
(깨달으면서)
사랑.... 그래.

여기서 깨달음을 준 '사랑'은 뭘까요? 
저 사랑...이 녹일것이다...라는 말 자체가 직전에 올라프가 한 얘기를 되새긴 것이죠.
그래서 제 의견은 좁은 의미로 여기서 '사랑'은 안나가 보여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나는 스스로를 희생하는 진실한 사랑의 행위를 통해 엘사가 건 최악의 저주(심장에 얼음을 꽂아넣는)를 스스로 극복해내는 모습을 직접 엘사에게 보여줬죠. 

이를 통해 엘사는 자신도 진실한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는 한 영구적인 위해를 가할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두려움을 극복했다고 보이네요. 다시 말하자면 자신이 실수하더라도 상대방이 사랑해준다면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다는 신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특히 어린시절 엘사에게 헤드샷을 맞은 흉터라고 할 수 있는 안나의 머리 브릿지가 마지막에 녹으면서 같이 사라지는데, 이것은 안나가 엘사에 대한 진실한 사랑을 나타냈기 때문에 엘사의 마법으로부터 일종의 면역-영구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으며 그 상처도 얼마든지 치유될 수 있음-을 얻었다는 것을 묘사한 것 같아요.

이 장면 이전에는 엘사만이 그저 피하는 방법(이 또한 자기 희생)으로 안나에게 진실한 사랑을 주기만 했는데, 자신 역시 사랑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거죠(이게 바로 둘의 사랑의 상호성). 그리고 사랑을 주고 받는다면 실수 역시 서로 용서하고 묻어줄 수 있다는 것이구요(이것에 대한 대사는 트롤 아줌마인 불다의 Fixer-Upper의 솔로 부분에 나옴).



결론

그래서 저는 엘사의 능력, 또는 엘사의 눈물이 얼어붙은 안나의 심장을 녹였다는 해석은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엘사가 그걸 해결한 것이라면 이 영화 전체의 주제와 전개는 그 힘을 잃게됩니다.

근데 왜 그런 해석이 계속 보이는 것일까요?
혹시 번역이 그런것을 살리지 못하거나 아니면 오역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에요.
또는 원안을 제공한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에서 눈물이 중요하게 등장했기 때문도 있겠죠.

그리고 제가 꼽는 가장 강력한 원인은 엘사라는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디시인사이드 겨울왕국 갤러리에 보니 극장 영사기 돌리는 일 하시는 분이 직접 엘사의 등장시간을 측정해 봤더군요.
22분 정도 나온답니다. 디즈니 공주중 가장 병풍으로 취급받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주인공(?) '오로라'가 약 18분 나오죠(더구나 후반부는 그저 잠만 자는 것으로).
엘사는 Let It Go의 강렬함이 있지만, 사실상 안나에 비해 비중이 상대적으로 꽤 많은 차이를 두고 낮은 캐릭터라고 봐야죠.
사실 엘사도 영화의 러닝타임을 생각해 보면 '오로라'와 동급 이하로 등장 시간이 짧다고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치만 이 영화는 처음 보면 엘사가 너무 빛나서 엘사만 보이고, 안나는 그저 시끄럽고 미숙한 사고뭉치로 보이기도 하죠.
(사실 미숙하다가 성장했기 때문에 안나가 주인공인 것입니다.)

그래서 엘사에게 주목할수록 영화 전체의 주요 내러티브라 할 수 있는 안나가 진실한 사랑에 대한 의미를 깨달아 가고, 마지막에 그걸 실행하는 것이 잘 안보이게 되고, 엘사의 극중 역할을 확대 해석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렇다고 이 영화가 잘못된 것인가...하면 그렇지는 않다고 봐요. 
엘사의 캐릭터의 매력 역시 이 영화의 최고의 장점중 하나니까요.




덧글

  • Vapid 2014/02/26 20:52 #

    음. 저도 첨 보고나서 안나 스스로 (엘사를 감싸는 행위로) 저주를 해소한거라고 생각했는데 엘사가 흘린 눈물로 안나를 녹였다는 해석이 많아서 갸웃했었네요~
  • 오오 2014/02/27 02:09 #

    그 해석은 기본적으로 안나의 행동은 그저 트리거일 뿐이라는 생각이더군요. 하지만 실제 엘사가 힘의 제어법을 깨닫는 묘사가 녹은 이후 올라프의 대사 다음에 이어지므로 저는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좀 이상하다는 생각입니다.
  • 도담 2014/02/26 22:41 #

    이글을 읽고보니..그렇네요.. ^^;; 엘사가 안나의 희생에 또 다른 힘을 깨닫고 안나를 녹였다. 라고 여겼던거 같은데.. 말이 안되는거같네요..^^;; 안나가 사랑의 행위를 실천해서 스스로 녹였다는 건 얼떨떨하네요.. 저주는 상대방의 무언가로 풀어줬던 방식에 익숙한건지... 잘 보고 갑니다~~~
  • 오오 2014/02/27 02:27 #

    올라프의 대사 이후에야 엘사가 제어법을 깨닫는 것이 묘사된 것을 볼때 저는 위와같은 해석이 더 타당하지 않은가 합니다. 깨달음이 온 것은 맞는데 언제 온 것이냐에 대한 견해 차이인 듯. 물론 어느방향으로 해석하느냐는 본인에게 달린 것인데, 문제는 해석에 따라 이 영화 전체의 내러티브가...
  • 레니스 2014/02/26 22:50 #

    한국에서 상영할 때 영화자막이 '진정한 사랑의행위'가 아니라 그냥 '진정한 사랑'이라고 번역을 해놔서 더 그런 오해가 많아진거 같아요. 행위를 왜 빼먹었는지 대체......자막 제작자들이 애들 보는거랍시고 말을 전부 축소한걸까요...생략된 말도 꽤 되거든요.

    도대체 안나의 진정한 사랑은 누구냐고 결국 엘사였는가 이렇게 갸우뚱하는 사람들도 많았거든요....번역이 잘못했다능! 번역이!(디즈니는 더빙 퀄리티만큼 번역 퀄리티도 좀 신경써줬으면 합니다...후우-_-;;
  • 오오 2014/02/27 02:43 #

    저야 무자막으로만 봤지만 번역이 100% 뜻을 전달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봅니다. 랄프도 이상한 번역/오역이 있던데...
    번역자마저 프뽕 중독자가 했다면 좀 달랐을지도.
    사실 '진실한 사랑의' 가 '행위'의 수식어가 되므로 Act가 빠지면 주어 없음에 해당한다고 생각되네요
  • 르혼 2014/02/27 14:09 #

    도덕적 체면을 중시하는 꼰대 국가라 '사랑의 행위' 라는, 높으신 분들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말 자체를 타부로 여겼는지도 모르죠.
  • kiekie 2014/02/26 23:36 #

    '진정한 사랑의 행위'라;; 뜻은 통하는데 뭔가 이거다 싶지 않네요.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 라는 등으로 순화해서 썼으면 의미가 더 잘 전달될 것 같아요.
    그런데 현실은 '진정한 사랑'으로 외려 줄여놓기만;;
  • 오오 2014/02/27 09:23 #

    행위는 보다 주체적인 느낌이 강한 반면, 때라면 그냥 상황이 그렇다는 쪽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번역은 참 어려운 것이죠.
    이 포스팅에서는 최대한 그냥 직역하는 쪽으로 했습니다.
  • 타누키 2014/02/27 00:36 #

    더빙은 어쩔 수 없더라도 자막에선 액트 오브 트루러브 그대로 했어야하는데 줄여놔서 ㅠㅠ
    그나마 나중엔 그냥 듣고 무자막행 ㅋㅋㅋ
  • 오오 2014/02/27 03:05 #

    어차피 프뽕중독자들은 트루 러브로 인해 언어의 장벽 따위는 극복한지 오래죠.
    그들에게(마치 나는 빼는 듯 한 뉘앙스?) 자막은 그저 화면을 가리는 쓰레기같은 방해물일 뿐...
    (충격을 받은 것이, 싱얼롱조차 그렇더라는 것)
  • Yasuo 2014/02/27 00:36 #

    진정한 사랑의 (백합의) 행위로 녹인게 아니었던가요.
    사랑의 행위라니 그것은 마치 그것을 연상시키는... 하악하악
  • 오오 2014/02/27 03:05 #

    과연 (전) 카페인중독 (야설)작가님 다운...
  • Masan_Gull 2014/02/27 00:39 #

    사랑의 행위라니, 너무 야하잖슴까.
    나와라 여가부! 할지도...
  • 오오 2014/02/27 02:24 #

    여가부가 음란마귀?
  • Masan_Gull 2014/02/27 13:52 #

    여가부가 음란물지정을 하면...
  • 치롱 2014/02/27 02:04 #

    엎어진 스토리에서는 저주를 해방시킬 "검의 희생"이라고 여러 번 강조되었죠.
  • 오오 2014/02/27 02:26 #

    이걸 그냥 트리거로 해석하느냐 아니면 정말 키워드가 되는 행동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체 작품성의 평가 자체가 달라진다고 보입니다. 물론 만든이가 밝히기 전에는 본인 해석하기 나름이므로 어쩔 수 없죠. 단, 저도 적지않은 회수로 본 입장에서는 단지 트리거가 된다는 해석은 안나의 여정과 부합되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주로 프로즌 팬덤으로 갈수록 안나 스스로 해동했다(연출상 안쪽에서 심장부터 풀리는 묘사도 그렇고)는 해석에 무게를 주는 듯 하더군요.
  • AvisRara 2014/02/27 09:04 #

    제가 겨울왕국을 보면서 이야기의 철학적 수준이 높아졌다고 평가한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구원은 자신을 향한 다른 이들의 사랑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향한 자신의 사랑에서 온다.'

    전통적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자신을 향한 사랑이 필요하다고 이해한 반면 겨울왕국에서는 자신이 느끼는 한계(어려움)를 극복하는 것은 다른 이들을 향한 자신의 사랑이라는 것이었죠. 물론 다른 현대적인 이야기들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반성이 나오긴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표적인 전통적 이야기인 백설공주나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분명합니다.

    사랑의 전문가(^^)인 트롤들의 노래가 주제에 대한 강한 복선으로 등장하는데 크리스토프가 가진 단점들을 나열하면서 사랑이 있으면 다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해결씬에서 안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신에게 입맞춤하러 오는 크리스토프 대신 위험에 처한 엘사를 구하는 '사랑의 행위(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를 택하고 이것이 자신이 처한 어려움에서 자신을 구해낼 뿐만 아니라 엘사(!)와 왕국을 겨울에서 구하는데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사랑은 원래 퍼져가는 것인지라...^^

    ps. 제 주변에도 엘사의 눈물이 안나를 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이건 극 중 엘사의 매력도 이유가 되겠지만 전통적인 이야기 서술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이 그렇게 해석하기 쉽다는 이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오오 2014/02/27 09:31 #

    좋은 덧글 감사하구요...
    저도 그래서 겨울왕국이 디즈니의 이야기 서술 수준을 제대로 높였다(아틀란티스 같은 것은 겉만 높이려다 Fail)고 생각하는데, 주변에 보면 갖가지 해석이 있긴 하더군요. 한스의 통수보다 그 이후 크리스토프가 아닌 엘사를 선택하는 것이 저는 좀 더 충격적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영화 볼때 해석이라는 것이 다 개인적이다 보니 뭐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주의지만 이 영화는 적어도 두번 이상 보면서(전개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여겨질 정도로 정보가 압축되어 있으므로)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AvisRara 2014/02/27 17:37 #

    저야말로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이 주제로 글을 써볼까 하면서도 귀찮아서 미뤄두고만 있었는데 아침에 공감하는 글(+덧글들)을 보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 海印 2014/02/27 10:31 #

    안나가 자신을 살릴 수도 있는 크리스토프를 만나기를 포기하고, 언니 엘사를 위해 희생한 행위가 진정한 사랑의 행동이라고 해석하신 내용이 디즈니 공식 입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한 해석이십니다.
  • 애쉬 2014/02/27 11:01 #

    엘사의 트루러브가 아나를 녹였다고 믿는 분들은
    밖에서만 찾던 진정한 사랑, 받으려고만 하던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서 싹터오른 사랑, 자기가 희생하며 베푸는 진정한 사랑이라는 영화 최대의 반전을 놓쳐버리게되니. . . 안타깝네요
  • 애쉬 2014/02/27 11:05 #

    디즈니 애니의 철학이 성장한 것은 분명하지만
    얼음 왕국으로 본 국가관이나 권력관 등을 보면 갈길이 멀고먼 것 역시 사실입니다 ㅎ

    걸출한 뮤직비디오 메이커 이상이 되기 위해선 팀 버튼 같은 괴물들을 내치지 말고 소화해내는 디즈니가 되길 바래봅니다
  • AvisRara 2014/02/27 19:10 #

    디즈니에 너무 많은 걸 바라시면...^^;;;

    진지하게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중심 대상인 매체가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하면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좀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저도 그런 것을 좋아하지만...)사실 겨울왕국이 흡입력이 강한 것도 그런 주변부를 다 쳐버리고 자기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만 강조점을 뒀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너무 빠르다고 느끼는 어른들도 생겨났지만 말이죠^^
  • 페리 2014/02/27 11:34 #

    확실히 안나가 한 행위가 인정이 되어 녹았다..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엘사의 눈물이 안나를 녹였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그런 주장도 꽤 있었나보네요 ㅇㅁㅇ
    사실 모티브의 원작인 눈의 여왕에서도 카이의 마음에 박힌 얼음거울조각이 녹아 내린것은 그를 되찾아오기 위해 여행을 떠났던 겔다의 눈물때문이었고, 그 모티브를 적용하자면 '카이'의 역할에 가까운 엘사가 흘린 눈물이 '겔다'의 역할이 되는 안나의 얼음을 녹였다고 보기엔 어렵지 않을까요? 어...근데 엘사를 카이라 보고 안나를 겔다로 보니 둘의 역할이 바뀐 것 같..;; 어?
    어쨌거나 엘사의 능력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에 동의합니다;; 어허허;
  • 도시조 2014/02/27 12:26 #

    "사랑은 열린문" 이라고 하잖아요. 문은 양방향으로 열리니까....안나를 밀어내던 엘사가 이제는 안나를 끌어안게 되고, 서로서로 사랑하게 되는게 진정한 사랑의 한 형태였다고 볼수 있지 않나 싶어요.
  • AvisRara 2014/02/27 19:11 #

    '사랑'이라는 면에선 분명 그런 부분도 있을 겁니다. 사랑에도 여러 형태가 있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가장 강하게 체험하는 사랑의 형태는 상대방의 응답으로 완성 혹은 성장하게 되니까요.
  • 최강로봇 도라에몽 2014/02/27 13:16 #

    사랑에 대해선 할말이 없네요 전 각본상 녹일때 됬으니 녹았겠지 엘사든 안나든 뭔 상관이야 라는 묘한 생각이 있어서요

    그런데 엘사가 녹였다고 한들 작품 주제에 아주 어긋나 보이지 않는데요

    저는 이걸 동화로 보기때문에 좀 널널하게 봐도 본다고 봐요
  • 오오 2014/02/27 13:22 #

    뭐 어차피 당연히 녹겠지...라는 생각은 저도 했죠.
    사실 보는이 마음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그냥 저는 저렇게 받아들인다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 레니스 2014/02/27 15:31 #

    근데 엘사가 녹였다하면 작품 주제가 어긋나긴 하는게요...디즈니가 계속 밑밥을 깔았거든요 트롤의 노래라던가 올라프의 행동과 대사 라던가 엘사가 두려움을 극복하는 키워드-두려움을 넘어서기-등등; 널널하게 봐도 된다는 말씀엔 이의가 없으나...
  • 오오 2014/02/27 15:59 #

    흠...미디어 믹스에서는 엘사가 녹이는 것으로 묘사된 경우도 있어서 의견이 더 분분한 것 같군요. 그래서 제가 은근히 블루레이나 2차 출시시 보너스/코멘터리를 통해 공식적인 원작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는데, 지금 상태로 공개된 블루레이 스팩이나 블루레이와 동일한 특전일 가능성이 높은 아이튠즈 버전 역시 안타깝게도 그런 것이 없는 것 같더군요.

    디즈니로서도 이게 이렇게 대중적이면서 또 반대로 컬트적으로도 인기를 끌 줄 전혀 예측을 못하고 그냥 소박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오죽하면 100만정도 들면 다행으로 생각하고 애트모스 버전도 안보내고 적당히 마케팅을 했다니...

    뭐 사실 소박하게 만드는 경우에 오히려 솔직해져서 많은이의 동감을 이끌어내기도 하니까요. 옛날에 아기코끼리 덤보가 그랬다고 하더군요.
  • 만술 2014/02/27 16:03 #

    저희집 아이들(초교1학년, 6살)도 안나의 사랑과 희생이 스스로를 구했다고 생각하던데... 엘사의 눈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가 보군요. 저는 영화보면서 안나를 엘사가 아닌 스스로의 희생을 통해 셀프구원 받는다는 설정이 정말 참신해 보였습니다.
  • 오오 2014/02/28 09:16 #

    극중의 내용으로는 분명 안나가 스스로 녹이는 것이 맞다고 보는데, 동화책에서는 눈물로 되어있기도 하다네요.
  • 에톤 2014/03/02 13:06 #

    크리스토프가 불쌍한게, 얘가 열심히 뛰어가봤자 안나를 구할수 없었죠. 헛고생만 했죠.
    오히려 한스가 엘사를 죽이려 하지 않았으면 안나가 희생적 행위를 할 수 없었고, 살아날 수가 없었음.
    그래서 프갤에서 한때 아렌델의 수호자 한스나이트 드립이 나왔죠 ㅋ
  • 미사 2014/03/03 12:27 #

    엥? 전 오히려 안나(안나의 희생과 사랑)가 자기 자신뿐 아니라 엘사의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였다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군요.
    안나를 보면서 엘사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깨달았고, 그래서 얼어붙었던 자신의 마음과 왕국을 녹인게 아닐까욤~~
  • 오오 2014/03/06 01:18 #

    결정적으로 극중에서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나타내지 못한 주요 인물은 안나(얼어버리기 전)와 한스뿐이라는 것인데...그래서 트리거설도 저는 맞지 않다고 보구요. 엘사는 이미 13년간 동생을 피해다닌 그 자체가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진정한 사랑의 행위였다고 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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