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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정주행 1 - 007 살인번호(Dr. No, 1962) 정주행 리포트

007시리즈는 현재 시리즈로서는 가장 장수한 영화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 007시리즈를 이번에 정주행 하고 있습니다.
아마 스펙터 나오기 전에는 다 보겠죠.

사실 워낙에 오래된 영화다 보니 지금 시점으로 보면 어이없어지는 부분(특히 소위 정치적인 올바름 면에서)도 많고 황당해서 웃기는 부분도 있지만, 007 시리즈가 영화 및 문화계에 미친 영향은 막대하고, 수많은 클리셰의 원조이자 오마주/패러디의 원본을 확인해 보는 것도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리부트 하기 전의 고전 007은 엄밀하게 첩보물로 생각한다면 아쉬운점이 많을 수 있지만 저는 이 시리즈를 마초 판타지 액션 활극에 이상한 특수 장비가 난무하는 B급 정서가 적절하게 짬뽕된 영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 아마도 그런 시각으로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기념비적인 1탄이 바로 1962년작 '살인 번호'죠.


사실 제목이 극중 악당인 스펙터의 넘버4(여기도 번호가...Spectre No. 4 Dr. No?) 간부인 '노 박사'님이라는 뜻인데 어찌하다보니 살인 '번호'로 번역된 것 같습니다.

007의 상징인 총열신은 알아보니 대역이 했더군요. 폴짝 뛰면서 쏘는데 조금 방정맞아 보였습니다.

대충 저메이카에서 요원들이 암살당하고, 미국의 로켓 발사가 실패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MI6 최고 요원인 살인 면허 007을 가진 "본드, 제임스 본드"가 파견되어 벌이는 활약을 그리고 있습니다. 초반이라 망할지 흥할지 몰랐기 때문에 겨우 100만불짜리 영화였다고 합니다. 물론 이때는 숀 코너리도 듣보잡 보디 빌딩 좀 한 누드 모델 정도였겠죠.

이 영화에는 Q지부에서 지급되는 특수 장비?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권총을 007의 애총(발터 어쩌구)을 좀 더 대인 저지력이 좋은 것으로 바꿔주는데 그나마 그것도 007이 버리고 갑니다(대인 저지력이 약해서 저번 임무에서 떡실신당해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진 흑역사는 영화화 되지 않아서 다행...).

그리고 이후 007의 상징이 되는 장면들이 처음부터 나오는데, 젓지 않고 흔든 보드카 마티니 주문, "본드, 제임스 본드"라는 자기 소개, 모자 던져 걸기, 머니 페니와 상호 성희롱(...), 호텔 방에 들어가서 도청장치 찾기 같은 것들을 볼 수 있죠. 그리고 007의 절친 CIA요원이자 뭐든지 고칠 수 있는 펠릭스도 만나게 되구요.

아무튼 007 특유의 운빨+능력이 조합되어 조사해 보니 노박사라는 괴인이 있는 어떤 섬이 수상해서 조사를 하러 갑니다. 그런데 007답게 갑자기 비키니차림으로 위험한 섬에서 소라를 따던 이런 처자를 만납니다.


기념비적인 첫 공식 본드 걸 허니 라이더(우슐라 안드레스)입니다.

소풍 분위기를 내던 중 섬을 지키던 (아마도 이 영화에서 가장 비싼 소품인 것 같은) 용처럼 꾸민 장갑차가 나와 흑인 동료 쿼럴은 끔살당하고 007과 허니 라이더는 잡힙니다. 잡히는 것은 앞으로 익숙하게 되어야 겠죠.

그리고 드디어 만악의 근원 노박사(허니 라이더 아버지의 원수이기도 함)를 만납니다.

제임스 본드야 워낙 캐릭터가 확고하기 때문에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새로이 등장하는 본드 걸과 악당의 캐릭터 성이 중요한데, 노박사는 악당으로서의 카리스마를 잘 보여줍니다. 

양손이 괴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의수라는 점과, 결벽증 스런 모습, 중국 혼혈이라 배척당하던 중 스펙터에게 스카웃 되었다는 아픈 과거 등등이 고전적이면서도 멋집니다. 그는 그 증오를 미국으로 돌려 원자력으로 어찌어찌 만든 괴전파 발생기로 미국의 우주개발 계획을 저지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그가 술술 불어대는 음모를 들은 뒤 회유를 거절한 007은 역시 예정대로 감방에 갇히게 되지요.

그런데...

고전답게 너무나 쉽게 통풍구를 통해 탈출합니다...너무 정석적이라 뭐라 할 말이 없네요.

그리고 노박사의 원자로에서 잠시 활극을 보인 뒤, 격투끝에 노박사를 원자로 냉각수에 수장시켜버려 임무 완수 후 본드 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007스러운 결말이 나옵니다.

저예산으로 제작되었음에도 노박사의 비밀 기지 같은 것은 꽤 그럴싸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볼거리를 제공하구요(오래 전 TV에서 봤던 것 같은데 이 기지만 기억나네요), 007 시리즈의 전매 특허인 이국적인 배경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제법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워낙에 고전이다보니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요소가 많았는데 이미 사라진 판암 항공사라든가, 흑인 조연은 당연히 끔살당하는 것, 방사능 피폭 따위를 그다지 두려워 하지 않는 모습 등등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