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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정주행 11 - 문레이커(Moonraker, 1979) 정주행 리포트

제11탄 문레이커. 개인적으로 가장 보고 싶었던 본드 영화였습니다. 포스터만 봐도 감이 오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슈퍼 스파이 007 제임스 본드가 이제는 우주까지 그 활약의 영역을 넓힌 것입니다.

일러스트에서도 매우 장엄한 모습을 보이시고 계신 제임스 본드...(실은 이런 장면 안나오는 것은 함정)

전작에서 스케일을 키우기 시작하더니 아예 우주까지 나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007 시리즈 전체에서 스케일만큼은 최대인 영화입니다(소년007 제외). 당시 우주왕복선 계획이나 스타워즈나 미지와의 조우의 영향으로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우주까지 간 것이겠죠.

현재 리얼노선을 취하고 있는 크레이그표 007과 우주계획이 많이 후퇴한 상황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스케일로 보입니다(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의 히트로 또 우주로 나가지 말라는 법이 있...진 않겠죠).

전작의 스트롬버그는 핵전쟁으로 세계 멸망을 일으켜 지구를 바다의 행성(인데 방사능 오염은 어쩔?)으로 만들고자 했던 생각해보면 참으로 대책없는 계획의 정신병자였다면, 이번에는 비슷한 캐릭터지만 좀더 계획을 구체화시켜서 본격적인 '신세계의 신'으로 군림하고자 하는 인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그가 바로 우주 왕복선을 제작 납품하시는 휴고 드랙스라는 억만장자 사업가입니다. 그가 생산중인 우주 왕복선의 모델명이 '문레이커'입니다. 아무튼 영국쪽에서 임대했던 문레이커를 비롯해서 여러대의 문레이커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사라집니다. 그래서 또...최고의 스파이 007이 출동합니다. 

드랙스의 저택은 모두 프랑스에서 공수한 자재로 만들어졌으며 에펠탑도 구매했으나 통관 실패로 구매 취소했다고 합니다. 스케일이 이정도는 되어야 악당이구나 하는 것이죠?


본작의 본드 걸인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좋아보이는 '홀리 굿헤드' 박사님인데...우주계획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연구자임과 동시에 비밀 CIA요원이라는 초월적인 엄친딸 스펙을 지니신 분입니다. 그러나 전작의 XXX에 비해 너무나도 떨어지는 희미한 캐릭터성을 가진 것 같습니다.

본드 걸 중에 최초로 격투기를 선보였다고 하지만...작품 내에서 노출도도 떨어지고 그정도로는 어림없죠. 맨 위 포스터(드랙스 걸즈 버전)말고 다른 포스터에는 예쁘게 나왔지만 그뿐입니다.

이 포스터 말이죠. 드랙스 걸 복장의 굿헤드 박사와 초인 죠스 형님이 인상적이네요.

그리고 편집이 이상한 것인지 초반에 드랙스에게 본드에게 협력한 것이 걸려서 해고(및 처형?)를 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냥개에게 습격을 받는 듯 하더니 그 이후 멀쩡하게 재등장하던데...

전개를 빠르게 하기 위함인지 드랙스는 본드를 보자마자 오드잡 비슷한 포지션이지만 카리스마가 영 떨어지는 심복인 '챙'이라는 동양인에게 본드를 처리할 것을 명령합니다. 그래서 원심력을 이용한 고중력 시뮬레이션 장치에서 본드는 13G가 걸려서 오징어가 될뻔 하지만 장비빨로 위기를 극복하죠.

여기서 특수장비로 주어지는 것은 손목에 장비된 다트 발사기입니다. 30초안에 사망하는 독화살 또는 강철을 뚫을 수 있는 철갑탄을 사용할 수 있답니다. 근데 30초라니...십수년전 스펙터는 12초를 달성했는데(위기일발)...실력이 떨어지는지 인도주의적인 접근방식의 차이인지...

조사중에 드랙스의 하청업체(?)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유리공장에 가서 드랙스가 이상한 것을 만드는 것을 보는데, 그건 인간만 죽는 독가스입니다. 이때 독가스 생산공장의 비밀번호를 누를때 나오는 음향이 미지와의 조우에 나오던 그것이더군요.

카리스마 떨어지는 챙은 또 본드에게 도전해 오지만 본드에게 제거되고...드랙스는 스트롬버그 사후 프리랜서로 본드를 추적하던 죠스와 계약합니다. 본작의 진주인공인 죠스님에 대해서는 후반에 얘기하지요.

악의 조직 보스는 인민복 패션이 제격인 듯


드랙스의 음모는 심플하지만 스트롬버그보다 정교합니다. 일단 드랙스는 세계 멸망이 아니라 현 인류의 멸망만 노립니다. 그래서 특정한 식물에서 추출한 인간에게만 통하는 독가스를 생산했는데 까스통 1개당 1억명씩 죽이는 놀라운 효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부하들과 우주로 도피하고 독가스(까스통 50개)를 지구 전역에 살포, 인류를 멸망시키고 그가 뽑은 정예 선남선녀 커플들로 새롭게 완벽한(?) 인류와 지구를 재건해서 신의 위치가 되겠다는 계획입니다. (독수리 오형제의 알렉터(갈렉터)도 비슷한 짓을 했던 것 같은데)

이것이 그걸 위한 우주정거장인데 상당한 규모이고 인공 중력 생성등이 가능합니다. 최근 무중력을 다룬 영화가 재조명받는데, 이 영화의 경우 무중력 스케일을 최대 규모로 구현한 영화라고 하더군요.

이들이 바로 신인류가 될 선남선녀 커플들입니다...근데 동양인 비중이...

우주정거장은 완벽한 스텔스 기능이 있어서 지구에서는 존재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미 잡입한 본드와 굿헤드 박사가 손쉽게 스텔스 기능을 마비시키고, 이를 발견한 지구에서도 우주왕복선으로 특수부대를 보내는데...

여기서 007 역사상 희대의 명장면(?)이 나옵니다.


그것은 드랙스와 지구방위군(?)의 우주전쟁...
우주 제트팩(?)과 레이저 무기를 동원한 미래적인 전투씬입니다.

러닝타임이 다 되어가므로 지구방위군의 승리로 끝나고 거인증인 죠스와 키작고 안경을 쓴 죠스의 여친은 토사구팽 신세가 될것이라는 본드의 암시에 의해 죠스도 인류의 편으로 돌아서서 드랙스의 우주기지는 박살납니다. 드랙스는 찌질한 대사를 근엄하게 읊으면서 본드를 처치하고 탈출하려 하지만 문제의 30초 살인 화살에 맞은 뒤 우주로 던져져서 30초간 그래비티를 찍으며 리타이어합니다.

그리고 본드와 굿헤드 박사는 남은 문레이커 한대를 타고 이미 발사된 독가스 까스통(3개)을 추적해서 아슬아슬하게 파괴 후 마성의 바람둥이 신사의 공식대로 이번에는 무중력 상태에서 굿헤드 박사와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M등은 그걸 보고 또 민망해 하면서 끝납니다.

죠스님 얘기로 돌아가보죠.

진주인공 죠스님...
오프닝부터 죠스님의 등짝이 장식합니다.
물론 초인 개그캐릭터라 어떤 상황에서도 죽지 않죠.
더구나 진주인공이라는 의미는 바로...

본드와 굿헤드 박사가 탔던 케이블카에서의 격투 후에 이런 여인을 만나 진실한 사랑에 빠집니다. 옛날 그 영화 퀴즈 프로에서 봤을때는 우스꽝스럽게 생긴 얼굴이라 느꼈는데...

이 장면은 웃기긴 한데 컨셉이고 실은 금발 안경 양갈래 로리 거유(...) 뭐 이런 지금 기준으로도 엄청난 스팩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죠스형님은 본작에서 007이 최악의 위기에 빠졌을때 본드의 설득의 의미를 파악해서 망상증 환자 드랙스를 배신하고 불완전하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인류를 위해 대활약을 하십니다.

드랙스의 음모를 저지한 후 죠스 커플의 장면인데...본드와 굿헤드의 무중력 정사장면보다 멋진, 그리고 죠스 형님의 유일한 대사가 나오는 아름다운(?) 장면이죠.

안타깝게도 죠스 역을 담당했던 리처드 키엘은 2014년 작고하셨습니다. 극중 죠스는 초인 무적 개그캐릭터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음에도 흐르는 시간은 어찌 잡을 수가 없지요.

말년에(라푼젤에서 블라드라는 거구 바이킹으로 등장해서) 유니콘 인형을 모으시던 때가 그립군요. 이때도 처음에는 까칠했으나 든든한 조력자가 되지요.

황당한 스케일과 전개를 보이지만, 그걸 알면서도 각잡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오락영화답게 볼거리에 매우 충실합니다. 그래서 어이없는 스토리지만 오락성에서 높은 평을 받는 것 같네요. 특히 우주전쟁 장면은 가관입니다. 그러나 본드 걸의 서비스 신이 영 별로이고 캐릭터성이 희미해서...그리고 특촬스런 분위기는 전편이 더 나서 개인적으로는 전편보다는 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다시 나오기 힘든 제임스 본드의 우주 대모험이라는 점에서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다음편은 국내에서 특히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하며, 포스터의 섹시함이 매우 매우 인상적이라 종종 오마주/패러디되는 12탄 '유어 아이즈 온리'군요.



덧글

  • 홍차도둑 2015/05/16 08:15 #

    이 작품 외에도 리뷰하실 작품을 생각하면...

    참 어렸을 때 김형배 라는 분의 만화를 괜히 좋아했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와...진짜 그건...요즘 같으면 표절작가로 작가생명 바로 끝났을 거에요.
    (물론 요즘 발표하시는건 드문 작가지만...)
  • 오오 2015/05/16 08:29 #

    바벨3세의 추억이...전 진짜 2세가 그 3세의 프리퀄인줄 알았죠.
    당시야 베끼는 것이 당연한 시대였으니...뭐 그래도 그분의 경우는 꽤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것도 많고 화풍에도 독특함이 있었죠.
  • 홍차도둑 2015/05/16 09:09 #

    20세기 기사단의 시작부터가 '스펙터'이고 나중엔 여기서 이야기 하신 스토리들이 나오는게 하나둘이 아니지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펙터의 엄청난 탱크를 토우 미사일로 날려버리는 그 스토리를 좋아했습니다만. 그것도 나중에 베낀거라는거 알고 아이고야...

    물론 1980년대 후반 본격적인 성인만화들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지만 그때의 그것들은 잊혀지지가 않네요...
  • 오오 2015/05/16 09:26 #

    제가 20세기 기사단은 극히 일부만 봐서...
    아무래도 본드 시리즈가 가진 영향력이 막대하다보니...라고 할 수도 있는데 사실 그때는 외국 영화 내용으로 그냥 옮기기도 하고 디자인 유용하기도 하고 뭐 그랬던 씁쓸한 시절이었죠.
    그분이 스타워즈 만화로 번안한 것도 하셨던 것 같은데
  • 홍차도둑 2015/05/16 11:39 #

    스타워즈 만화 번안은 현재 미국에서 활동중이신 박동파 님이 에피소드 5.6을 하셨고 에피소드4는 김형배 님이 아닌 다른 분이 하셨습니다.

    이번 편에 이야기 나온 중력발생장치에서 중력 엄청나게 올려 주인공 죽이려 한다던가 전편에 이야기 한 '죠스' 라던가 마지막에는 문레이커처럼 위성에서 레이저 쏜다던가 하는 것들이 고오대로~ 나오죠. 초기 에피소드는 독립적인 부분이 꽤 되지만 그래도 처음 설정부터 악의 세력이 '스펙터'로 나오더니만 나중엔 007 에피소드가 고대로...

    실제로 007 뷰 튜 어 킬 나올 땐 20세기 기사단의 그 때 연재부분에서는 비행기에서 그냥 떨궈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도 고대로 나옵니다. 다만 죠스가 그렇게 떨어져 내려서 미국 시골 농가에 추락. 그리고도 멀쩡한 장면으로 나오죠...그때부터 '어 이거 007장면 그대로 그렸네?' 했다가 이후 똑같은 장면 계속 나오고 하는거 알고 ... 어이가 그때 털렸죠...
  • 콜러스3세 2015/05/16 11:31 #

    어렸을때 저 문제의 우주전 장면만 TV에서 스쳐지나가듯 보고 조...좋은 SF영화다 우와아아앙? 했는데 나중에야 저게 문레이커의 장면임을 알고 그냥 뒤집어졌드랬습니다.
  • 오오 2015/05/18 00:49 #

    사실 좋은 SF영화...입니다. 우주선 장면들이 참 유쾌했어요.
  • rumic71 2015/05/16 12:56 #

    휴고 드랙스를 '불란서빠'로 만든 것은 세금관계로 진짜 불란서에서 영화를 찍었기 때문입니다. 훗날 '라이센스 투 킬'도 몽창 멕시코에서 찍었는데 그쪽은 전기를 비롯한 인프라가 너무 부족해서 오히려 비용이 더 들어갔단 루머가 있습니다.
  • 무지개빛 미카 2015/05/16 13:19 #

    휴고 드랙스가 불란서빠인 진짜이유...

    휴고 드랙스 배우가 그 유명한 암살자 영화 "자칼의 날"의 또 하나의 주인공인 클로드 르벨총경 역의 프랑스인 배우 미셀 롱스달입니다. 프랑스 경찰 총경님이 세계정복을 나서려고 합니다. 어서빨리 영국배우 에드워드 폭스씨 (로저무어도 잉글렌드 출신배우)를 불러 카리스마 넘치는 자칼을 007과 함께 행동하게 해야 합니다.
  • rumic71 2015/05/16 15:15 #

    그런데 자칼은 이미 대머리 브루스 아저씨가...
  • 무지개빛 미카 2015/05/16 15:25 #

    rumic71//그건 가짜입니다. 가짜! 이미 헬싱에서도 가짜는 진짜가 나타나 쏴 죽였습니다.
  • rumic71 2015/05/16 15:22 #

    그리고 본작 주제가는 <골드핑거>와 <다이아몬드>에 이어 무려 세 번째로 셜리 배시가 불렀습니다. 007 주제가를 세번이나 부른 가수는 그녀가 유일하죠. (두 번 부른 가수도 없음)
  • 프레디 2015/06/17 18:18 #

    신세계의 신이 되려는 드랙스의 미친 계획은 이후의 픽션 악당들에게 큰 영향을 줬죠.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97년작 인 애니메이션 'Aika' 의 악당인 미친 하겐 박사는 드랙스같은 계획을 세우는데, 그가 신인류를 창조하기 위해 하는 일은, 그에게 충성하는 수백명의 미녀로 군대를 만들어 계획의 실행부대로 쓰고, 후에 구 인류가 멸망하면 그 여인들을 자신이 임신시켜서 신인류를 만든다는 미친 계획이죠.부하들에게 나치 친위대 제복을 어레인지한 하반신을 전혀 가리지 않는 제복을 입히고 즐기는 등 정말 끝내주는 미친 변태였죠.
  • 오오 2015/06/17 18:37 #

    기왕에 악당을 하려면 역시 그정도는 되어야 멋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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