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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정주행 14 - 뷰투어킬(A View to a Kill, 1985) 정주행 리포트

다시 본가 정통 시리즈로 돌아와서 로저 무어표 제임스 본드의 마지막 작품인 '뷰투어킬'을 보게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오래전부터 포스터가 매우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영화죠. 그런데 이제야 볼 수 있었네요.


섹시한 차림의 근육질 흑인 누나가 007과 결투를 하는 것 같은 자세로 서 있는 이 포스터말이죠.


"사람 죽이기에 환상적인 경치 아님?"

또 다른 포스터에 쓰이는 일러스트는 금문교에서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본드와 본작의 메인 본드걸입니다. 이 포스터대로 이번의 주요 무대는 샌프란시스코입니다.

사실 본드나 본드걸보다 나름 당시기준으로 신세대스러워진 악당들의 개성이 이 영화의 최대 포인트라고 생각됩니다.

"나타나셨군, 소련의 개조인간!"

본작의 메인 빌런은 낯이 익은(물론 거의 대부분 악당으로) 배우인 '크리스토퍼 월켄'이 연기하는 '맥스 조린'이라는 자인데 표면적으로는 여러가지 사업을 벌이는 사업가입니다. 그리고 그의 미녀 삼총사(?) 경호원중 리더이자 여성 오드잡 포지션의 캐릭터가 바로 포스터를 장식하고 있는 '메이 데이'인데 가수인 '그레이스 존스'가 연기했습니다. 

조린은 사실 구소련에서 태아때부터 특수 약물등의 투여로 지능이 강화된 실험체 출신으로 일종의 강화인간(?)입니다. 그리고 메이 데이는 각종 과학기술이 동원된 개조인간(?)이구요. 조린은 지능 강화에는 당연히 따라오는 부작용으로 인해 싸이코패스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원래는 소련 KGB요원이었으나 자본주의 돼지들의 영향(?)을 받아 돈맛을 알아버린 이후 독자 행동을 취하고 있죠.

초반에 자주 나오는 스키 액션(+스노우 보드 액션)을 선보이며 이미 사망한 다른 00멤버로부터 EMP에 대응할 수 있는 칩을 회수한 007은 소련이 칩을 복제한 것을 발견하고 핵심적인 인물로 보이는 조린을 수사하는데 조린은 종마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광산이나 반도체도 건드리고 있고). 그래서 MI6일행은 경마장 단체 관람을 떠납니다.

여기서 인상적인 것은 무어표 본드는 모자를 잘 안쓰는데 이번에 모자를 가지고 오더니 옷걸이에 습관대로 던져서 걸지 않고 살짝 걸어두는 것이었습니다. 왜 이런 본드로서의 규칙위반을 하는가...했더니 곧이어 꽃단장한 머니페니의 모자를 던져서 걸려고 하는데...물론 모자가 망가질까 두려워한 머니페니가 제지해서 미수에 그칩니다.

강화말(...)을 쓰는 것으로 보이는 조린을 조사하던 중 파리에서 메이데이의 낚시를 이용한 신묘한 암살을 목격한 본드. 곧 말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신 귀족분을 본드의 하인으로 위장해서 대동하고 조린에게 접근합니다. 본드가 그분을 (의도적으로) 부려먹지만, 그분도 임무이기 때문에 (또는 재미로) 열심히 하시는데...

곧 수상쩍은 혐의를 포착합니다만, 예정대로 발각되고 그 귀족분은 메이데이에 의해 자동 세차장에서 살해당하고 말죠. 

조린과 대련하는 메이데이인데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섹시한 차림을 하고 있습니다.

정주행하면 정드는 소련의 고골 장군 동지가 와서 마더 러시아가 베풀어 준 것을 잊어버리고 자본주의의 개가 되어버린 조린에게 항의하지만, 이미 돈맛을 알아버린 조린은 고골 장군을 개무시하고...

위와같은 메이 데이의 차력쇼를 본 고골 장군은 그냥 물러납니다. 여기 인상적인 까메오 출연이 있는데 당시 그레이스 존스의 남친이었던 '돌프 룬드그렌'이 고골 장군의 부하중 하나로 나옵니다. 그레이스 존스가 얘기해서 출연했다는 듯. 돌프 룬드그렌은 이게 영화 첫 데뷔이지만, 이후 정주행을 계획하고 있는 록키4에 소련의 강화인간 복서(...)로 등장해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되죠. 그 후 '레드 스콜피온'등에서 뭔가 아놀드 주지사의 길을 따르는(=짝퉁) 느낌을 주는 커리어를 갖게 되는데...딱딱한 인상 때문인지 주로 악역을 많이 맡게 되어...개중에는 강화 좀비도 있군요.

그 외에도 이 영화에는 엑스트라중에 옥토퍼시(모드 아담스)도 나온다고 하는데 못찾고 지나쳤습니다. 어시장에 있던 여인 중 하나라고 하는 듯.

아무튼 조린의 목표는 종마나 광산 따위의 고루한 것이 아니라 신세대 악당 답게 반도체 산업을 독점하는 것인데, 하는 짓은 골드핑거랑 비슷합니다. 개인 비행선에서 투자자들을 놓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반도체를 테이블에 휙 뿌리자 테이블이 변신하면서 샌프란시스코 모형이 나옵니다. 그의 계획은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 벨리를 지각변동을 일으켜 아예 지도에서 지워버린 뒤에 전세계 반도체를 독점하는 것인데...전작의 비교적 현실적인 계획들에 비해서 매우 장엄하군요. 과연 강화인간 답습니다. 그리고 골드핑거랑 똑같이 한명이 반대하자 순순히 보내주는...척 하지만 오드잡메이 데이가 처치해버립니다.

근데 반도체 같은 첨단 산업은 전문 인력이 중요한데 전문 인력을 지도와 함께 지워버리고 그 뒷감당을 어찌 하려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1 Infinity Loop에 위치한 어떤 과일같은 회사를 사버리는 것이나 그 근처에 있는 장군동무랑 비슷한 이름의 이 회사를 사는 것을 추천하고 싶군요. 하여튼 자신이 가진 광산을 통해 지하 수맥을 폭파시켜서 실리콘 밸리를 수몰시키겠답니다.

본드는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조린의 광산을 조사하는데...해저 파이프에 달린 프로펠러 때문에 잠시 위기를 겪지만 주인공 보정으로 탈출하고, 마침 고골 장군의 지시에 의해 조린을 조사하던 애꿎은 KGB 듣보잡 남자 요원이 붙들려 본드 대신 프로펠러에 갈리는 장면을 보여주지요. 그리고 본드는 동료는 갈려버렸으나 겨우 탈출한 KGB 여자 요원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나를 사랑한 스파이인 트리플X요원은 어찌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던져줍니다. 여기서 고골 장군은 미국까지 직접 오셨는데 말년에 개그나 치십니다.

조사에 의해 초반에 잠깐 나왔던 '스테이시'라는 여인에게 가는데 실제로는 본작의 메인 본드 걸이죠. 고양이랑 사는 것 같은데 집이 대저택...아버지가 광산을 물려주었다고 하며 시청 공무원입니다. 조린이 광산을 사기 위해 접근했던 것인데 말을 안듣자 싸이코패스답게 나중에 아예 죽이려 자객을 보냅니다만, 적시에 도착한 본드는 자객들을 물리치고...

근데 본드 걸 치고 존재감이 매우 떨어집니다. 아마도 메이 데이가 너무 강렬한 캐릭터로 나와서 비중을 다 가져간 것 같아요. 스테이시는 하는 것이 대부분...

"나 해고 당했어요 우에앵~"
"본드, 나를 두고 가면 어뜨케요!"

이런것들만 기억에 남네요. 더구나 마성의 노신사님과 나이차이가 너무 나기도 하구요(딸뻘 나이라고).

여기서 우리 바람둥이 노신사님의 요리 솜씨를 보겠습니다. 영국 신사 답게 영국 요리를...?

...은 아니고 키쉬(Quiche)를 해 오셨습니다. 이게 나름 프랑스 요리일껄요. 키쉬가 뭔지도 모르는 무식한(?) 스테이시에게 오믈렛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해주는 센스도 갖추셨습니다. 과연 세계 각지를 모험하시는 미식가 다운 면모입니다. 미식가답게 영국 요리 먹는 장면은 본적도 없는 듯.

해고당한 스테이시와 함께 몰래 시청에 갔는데, 조린이 와서 역시 싸이코 강화인간답게 공무원들을 죽이고 시청에 방화를 하는 등 본드를 제거하려고 하지만 슈퍼스파이 스킬이 발동되어 (대역의) 무식한 소방차 사다리 매달리기 스턴트와 함께 탈출하고...아무튼 스테이시의 전문 지식으로 지각 변동 음모의 전모를 알아챈 본드는 스테이시와 광산으로 가는데 조린은 이미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대량의 폭약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거기서 조린의 싸이코기질이 발동되어 증거인멸을 위해 대부분의 부하들과 직원들을 죽이거나 버리고 가려 합니다. 그런데 그 버려지는 이들 중에는 본드를 쫓던 미녀 삼총사와 메이 데이도 있었습니다. 다른 미녀 둘이 죽은 것을 본 메이 데이는 빡쳐서 조린을 배신하고 마지막에 어찌하기 어려워진 폭탄을 운송하고 장렬한 최후를...이라고는 하는데, 사실 연기나 이런게 좀 예상보다 훨씬 썰렁했어요. 크리스토퍼 월켄의 조린의 연기는 아주 괜찮았는데 그에 비해서 더 그런듯.

그리고 근육질이긴 한데 워낙 팔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아니면 옷 때문에 그런지 메이 데이는 뭔가 젓가락같은(팔척귀신?) 느낌을 주지 포스터처럼 우람한 느낌을 생각만큼 안주더라구요. 그래도 골드핑거의 푸시 갤로어랑 비슷하게 메인 악당을 배신하는 길을 택하고 그 결과 장렬한 최후를 한다는 요소가 더해져 색다른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테이시를 납치해서 비행선으로 도망가는 조린을 또 (대역의) 공중 스턴트를 선보이며 끈질긴 추격을 한 본드는 포스터에 나온대로 금문교에서 조린과 최후의 대결을 하고...러닝타임이 다되었으므로 조린은 예상대로 추락해서 죽습니다.

이제는 완전 개그캐릭터같이 되어버린 고골 동무에게 레닌 훈장을 타는 본드...대체 왜?
실리콘 벨리가 연구를 계속 해 줘야 소련이 카피캣짓(?)을 할 수 있어서...라는 눈물나는 이유 때문이랍니다.

전체적으로 골드핑거 비슷한 설정이 80년대 상황에 맞게 변형된 것 같아요. 작품 자체는 그냥저냥으로 꼽히지만, 개조인간, 강화인가, 괴력녀등의 만화스러운 악당들의 개성이 영화를 지배해서 시리즈에서 나름 인상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본드 걸 배우가 딸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로저 무어 경은 이제 본드에서 은퇴를 하십니다.
아쉽네요. 사실 제임스 본드 영화판에서 유들유들한 영국 신사의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시키신 것 같은데...

그리고 15탄에서는 4대 본드인 티모시 달튼이 등장하게 됩니다.



덧글

  • 뇌빠는사람 2015/05/22 09:23 #

    티모시 달튼은 다니엘 크레이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007입니다. 캐릭터 방향이 좀 비슷해서 그런가. 리빙데이라잇과 살인면허 액션씬도 참 좋지요
  • 오오 2015/05/22 12:13 #

    지금 이 다음편인 리빙 데이라이트까지 봤는데 티모시 달튼의 본드는 다른이들과 다르게 차가운 남자 분위기가 나더군요.
  • 작두도령 2015/05/22 10:19 #

    그레이스 존스의 카리스마가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네요
  • 오오 2015/05/22 12:11 #

    덕분에 원래 진짜 본드걸은...
  • 무지개빛 미카 2015/05/22 11:04 #

    로저무어의 007이 어찌보면 딱 007스럽다.라는 느낌을 가장 많이 줍니다.

    첩보전에 SF적인 장비와 배경, 악당. 스케일은 우주로 뻗어나가고 멋쟁이 영국신사의 액션과 코매디. 정통 첩보물이라기 보다 왠지 신나는 SF 액션 오락물. 하지만 007이란 환상속의 캐릭터에는 딱 알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레이스 존스의 매력도 대단했지만 이번 뷰두어킬은 듀란듀란의 오프닝까지 겹치면서 로저무어 식 007은 이런거야.를 보여주었습니다.
  • 오오 2015/05/22 12:06 #

    액션 모험 활극에 SF로 양념을 친 고유의 느낌을 보여줬죠. 로저 무어 특유의 유들유들한 영국 신사 007도 매력적이었구요.
  • 뇌빠는사람 2015/05/22 17:15 #

    007 즐겨보신 울 아버지도 로저 무어를 최고로 치십니다. 피어스 브로스넌은 저도 아버지도 최악...
  • rumic71 2015/05/28 17:44 #

    숀 코너리는 웬지 마피아 부두목 같은 인상이 강했고, 로저 무어는 저도 최고로 좋아하긴 합니다만 웬지 첩보원이 아니라 좋은 집 도련님이 모험여행을 떠난다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반복하지만 역시 가장 국가공무원다운 것은 티모시.
  • 블랙하트 2015/05/23 09:40 #

    죠스나 다른 작품의 악당이었으면 다리에서 떨어지고도 살았을텐데 조린은 추락하고 그냥 끝이었던게 제일 기억에 남았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따지면 이래야 맞는 거지만)
  • 오오 2015/05/28 09:12 #

    그정도 높이면 일반적으로는 죽겠죠. 다이빙 자세가 잡힌 본드라거나 죠스 형님이나 오드잡, 메이 데이라면 살았을지도
  • rumic71 2015/05/25 14:18 #

    그레이스 존스는 주지사님 영화에도 여전사로 등장했더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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