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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정주행 21 -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 2006) 정주행 리포트

다른날 죽는다는 부제가 말이 씨가되었는지 두번 죽었다가 세번째 부활하게 된 007 시리즈 제21탄 카지노 로얄은 일반적으로 시리즈 최고의 평가를 받는 영화일 것입니다. 첫번째 부활이었던 골든 아이의 감독인 마틴 캠벨이 또(...) 부활시켰습니다.

평론의 점수와 비슷하게 제 경우도 이 본가의 카지노 로얄은 007시리즈 중 최고의 완성도를 가진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21세기에 걸맞는 세련된 연출과 그러면서도 본드 영화로서의 무식함을 잘 조화시켰고, 본드의 과거를 소재로 다루게 되면서 뺀질뺀질한 매력 만렙 신사같은 기존의 평면적인 개성에서 탈피, 보다 입체적인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그리는데 성공하게 되어 자칫하면 시대에 뒤쳐져 사라질뻔 했던 슈퍼 스파이를 다시금 최고의 캐릭터로 되살려낸 것 같습니다.

본드 배우도 당연히 교체되어 기존 본드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를 보이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등장합니다. 007 시리즈 이전에도 몇몇 영화(주로 영국)에서 볼 수 있었던 배우인데, 그때도 더러운 인상(...)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하게 되었던 배우입니다. 우연히 사고 현장에 있다가 사람 죽는 것을 목격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역할을 했던 Enduring Love라든가...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007 배우중에서 연기면에서는 가장 믿을만한 배우였습니다. 그리고 작중에서도 그에 걸맞는 압도적인 연기력을 잘 보여주고 있구요.

작품이 시리즈 부활작이면서 리부트 형태의 작품인지라 기존작들의 본드의 행적은 접어두고 갑자기 과거로 회귀, 본드가 살인면허인 00넘버 받기 이전의 모습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전작과 이어지는 연결선은 주디 덴치의 M을 제외하면 희미하지요. 사실 그것도 그냥 중복 캐스팅에 가깝고. 본드의 초기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슈퍼 스파이이긴 하지만 아직 여러모로 쪼렙스런 모습을 보여주는데, 세련된 연출과 더불어 본드의 레벨업(주로 스파이라기 보다는 정서적인 면에서)이라는 볼거리를 제공해 주지요. 이때는 아직 마티니도 대충 주문하고...(그래도 캐비어는 역시 잘먹음)

총열신은 크레이그표 본드의 경우 매편 다른 연출이 사용됩니다. 아마 카지노 로얄의 그것이 현재까지는 가장 독특할 것입니다.

무면허 살인

흑백처리된 본드가 00넘버를 받기 이전 무면허로 배신자인 상관의 부하를 처리하는 장면에서 바로 총열신이 이어지면서 컬러로 전환됩니다(걸어오고 그런거 없이 엉거주춤하게 총을 집더니 홱 돌아서 쏩니다). 그리고 곧바로 오프닝으로 이어지는데...

제가 시리즈 중에 가장 멋진 오프닝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카지노 로얄의 오프닝입니다. 주제가인 You Know My Name역시 멋집니다. 이때가 블루레이가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무렵인데, 저 복잡한 화면으로 블루레이의 스펙을 과시했던, 당시 블루레이 유저들에게 필수 구매 타이틀이었죠. 기존 오프닝과 다르게 여성은 거의 안나오고 카드를 이미지로 한 배경속에서 CG로 처리된 본드가 악당들과 치고받는(특히 일방적으로 치치 않고 얻어맏기도 하는 것이 본드다움) 장면들 위주로 구성되었는데 본드 전설의 (재)시작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화끈한 이펙트도 멋지구요.

그리고 제작사가 블루레이 진영의 보스였던 소니였기 때문에 극중에서도 블루레이가 등장합니다. 그때 고가를 자랑했던 소니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만지는 본드를 구경할 수 있죠.

본드 답게 후덜덜한 액션이 돌아오다

뭔가 CG빨이 더해지면서 가벼워보였던 전작들과 다르게 보는이의 염통이 쪼그라드는 무식한 액션이 돌아왔습니다. 초반에 파크루를 구사하는 악당을 추격하는 장면인데 악당이 파크루의 창시자중 한명이라더군요. 어쩐지 13구역의 데이비드 벨(역시 창시자)과 맞짱뜨는 액션을 보여준다 했더니만...여기서도 본드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데, 당시 제임스 본드와 대조되는 캐릭터성을 보여주었던 제이슨 본과는 다르게 훨씬 무식하고 무대포인 본드 특유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요리왕 한니발 르쉬프

줄거리 자체도 비교적 단순해서 좋습니다. 본드가 최초 임무로 주식과 도박이라는 패가망신 취미를 지닌 악의 조직의 자금 관리책이자 구슬치기(...)를 특기로 가진 요리왕 한니발 르쉬프를 추적하게 되는 것입니다. 초반부는 르쉬프가 계획한 테러를 이용한 주가조작을 막아내는 것이고 후반부는 주가조작의 실패로 빚쟁이들에게 목숨히 위험해진 르쉬프가 카지로 로얄이라는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손실을 메꾸려는 것을 저지한 뒤 그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역시 카지노에서 살다시피한, 그리고 하게 될) 본드가 출동해서 그와 죽음의 도박 승부를 벌이는 것입니다. 

실제로 르쉬프 역의 매즈 미켈슨은 포커를 엄청나게 잘 치는(프로라고) 배우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칩을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크레이그는 쉬는시간에 포커를 쳤는데 그에게 매번 발렸다고) 르쉬프는 연출상 카리스마는 장난이 아닌데, 생각해 보면 안습한 악당이죠. 한쪽눈은 이상하고 조직의 돈으로 투자좀 했다 본드 때문에 망해서 모두가 적이 되어버린데다가 천식환자...

메인 본드걸인 베스퍼 린드(에바 그린)는 영화판에서는 재무부에서 파견되어 본드의 도박 자금(=세금으로 도박)을 지원하는 역할로 등장합니다. 베스퍼 말고 서브 본드걸로 악당의 정부도 나오는데, 만렙이 아닌 본드라 그런지 일단 수영복 패션(...)으로 매료시킨 뒤에 정보만 빼내고는 혼자 방에 버리고 가버리는 차가운 모습을 보이지요(덕분에 여자는 이후 끔살). 전체적으로 본작의 본드는선배들처럼 뺀질거리는 여유가 없는 성급한 야수같은 모습을 주로 보입니다. 그리고 베스퍼 린드는 유이하게(6탄 여왕 폐하 대작전 제외) 본드가 진짜로 사랑하게된 여인으로 나옵니다.

아무튼 죽음의 도박판을 벌이던 중 본드는 성급하게 올인을 시도했다 르쉬프에게 개털리고, 돈을 안내준다는 베스퍼에게 징징대다가 또 힘으로 해결하는식으로 막나가려하는데...그때 역시 르쉬프를 노리고 도박판에 뛰어든 랭리의 형제(CIA) 펠릭스 라이터에게 500만불을 빌리고, 결국 대역전을 하게 됩니다. 

돈을 잃어서 목숨도 잃게 생긴 르쉬프는 베스퍼를 납치하고 그 유명한 에스턴 마틴 7회전 사고를 당해 떡실신당한 본드를 잡아와서 위협하게 되는데...

What a waste...

이게 문제의 구슬치기(...) 고문 장면인데 은근히 요리왕 한니발이 재료를 고르는 모습이 연상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여기서 둘이 나누는 대사가 압권이지요. 아무튼 본드를 잡아다가 돈내놔라며 고문하던 도중 빚쟁이가 보낸 수수께끼의 남자인 미스터 화이트가 난입해서 르쉬프를 죽여버립니다. 

그 이후 베니스에서 본드와 베스퍼는 동거를 하며 은퇴해서 조용한 삶을 살려고 하는데...여전히 불길하게도 러닝타임이 남아있습니다.

불길한 예감대로 사단이 벌어지고...베스퍼는 (본드 입장에서 볼때) 통수를 치고 돈을 미스터 화이트에게 넘기려고 하고 본드는 그 뒤를 쫓다가 미스터 화이트의 일당들과 무너지는 건물 안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결국 베스퍼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며 침수되는 엘리베이터에 갇혀 사망하고 맙니다. 이때 본드의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압권이죠.


베스퍼의 배신과 죽음으로 인해 큰 상처를 입은 야수 본드

M은 본드에게 베스퍼가 (전?)남친을 납치한 악의 조직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었고, 이후 구슬치기 고문(...)을 받던 본드를 구하기 위해 돈을 넘겨주기로 한 것이라고 알려주지만 분노와 배신감으로 범벅이 된 본드는 감정적으로 큰 상처를 입고 맙니다(그리고 22탄 퀀텀 오브 솔러스는 본드가 이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이 되고). 

이어서 베스퍼의 통화 내역을 추적, 미스터 화이트를 족치려는 본드...
네, 네놈은? 이라는 미스터 화이트의 질문에 오프닝 주제가의 제목이 연상되는 마지막 대사(이자 최고의 명대사?)가 나오는데...

본드, 제임스 본드

그리고 엔드 크레딧에서 유명한 본드 테마가 세련되게 편곡되어 나옵니다.

제21탄 카지노 로얄은 평론대로 최고의 완성도를 가진 007영화 중 하나인 데다가 본드 시리즈의 팬이라면 더욱 더 인상적인 디테일을 보여주는 영화라서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 007영화를 제대로 안보고 이것만 봤을 때와 정주행 후 다시 봤을때 느껴지는 것이 상당이 다릅니다. 어느면에서든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다니엘 크레이그의 연기가 압권인 부분이 많은데, 쪼렙시절 악당을 처치하고 썩소를 짓는 무서운 모습, 구슬치기 고문을 당하기 직전에 두려워하는 표정, 베스퍼가 죽었을 때 멘붕하는 모습 등의 (언제나 여유롭고 뺀질거리던) 기존 본드들과는 다소 다른 폭넓은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완성 상태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의 매력을 잘 표현해다고 보입니다.

블루레이로 초판을 이미 가지고 있어서 박스판으로 중복 구매하게 된 타이틀인데 박스판의 경우 일괄적으로 스펙을 맞춰서 DTS-HD MA 5.1음성으로 나오는데 초판의 경우 첫번째 트랙은 LPCM으로 수록되어 있더군요. 여러모로 초창기 타이틀같은 느낌을 주는데...들어보니 오히려 제 시스템에서는 LPCM이 별로였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본드는 주어진 임무를 거의 실패만 한 것 같네요(이후 작품에서도 계속 그런데). 르쉬프와 도박판에서는 어떻게든 이겼지만 그의 신병확보는 실패한데다가 그 과정에서 여러 나라에 콜래트럴 대미지만 엄청나게 입혀서 영국 정부에 부담만 지운 것 같은데...어떻게든 차선책으로 악당은 골로보냈지만 말이죠. 동료(르네 매티스)도 고문을 계속 받게 만들어 버렸고...

다음 제22탄 퀀텀 오브 솔러스는 좀 미묘하고, 스펙터 이후 더 미묘하게 될 것 같은 작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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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작두도령 2015/06/17 12:59 #

    끝없이 몰락해가던 본드를 다시 보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덤으로 에바 그린을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구요.
    당시에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 역할을 맡는다고 할 때만 해도 늙어보인다는 여론들이 거셌었던 거 같은데
    (정작 저는 이전 다니엘 크레이그의 출연작들을 많이 접했음에도 기억이 별로 안 나던 배우라 누가 해도
    시리즈 부흥만 잘 되길 빌었을 뿐이고...) 막상 영화를 보니 그저 기우에 불과했었고 오히려 통쾌했습니다.
    but 구슬치기 씬은 지금 봐도 오금이 저립니다...ㅋㅋㅋㅋㅋ
  • rumic71 2015/06/17 15:30 #

    늙고 안늙고를 떠나 저 얼굴은 KGB지 MI6가 아니다! 라는 여론이 비등했었죠.
  • 오오 2015/06/17 18:42 #

    다니엘 크레이그는 얼굴도 늙어보이고 재수없게 생겼고, 근육도 없는 말라깽이에다가 눈색깔도 머리색도 원작이나 선배들과는 다르고, 대중에게 비루하게 등장했고...등등의 비난을 받았었죠.

    결과물 앞에서 지금은 다 쏙 들어갔지만
  • 작두도령 2015/06/17 21:09 #

    rumic71님 // KGBㅋㅋㅋㅋㅋ 그때 기준으로 보면 그럴만 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
    오오님 // 선대 제임스 본드 배우들에 비하면 이질감이 심하긴 했죠.
    전 그저 시리즈 부흥만 생각해서 그 당시에 별로 개의치 않았었네요. 그리고 성공적...ㅋㅋㅋ
  • rumic71 2015/06/18 17:03 #

    카미노 오키나 같은 작가는 아직도 '제임스 본드 닮은 대통령' 이란 표현을 쓸 정도입니다.
  • rumic71 2015/06/17 15:29 #

    본드는 절대로 이런 미국식 몸빵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펠릭스 라이터도 뭐 매번 등장할 때마다 바뀌긴 했지만 가장 이상했었고요.
    저로서는 같은 마틴 캠벨이라면 차라리 <조로>시리즈가 더 본드에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아쉬운 것은, 기왕 리부트 분위기로 갈 거면 본드가 살인허가증을 따게 된 일본에서의 작전을 영상화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고요.
  • 홍차도둑 2015/06/17 23:22 #

    외모상으로는 가장 본드같지 않은 본드라 생각하지 말입니다...
    그게 다 숀과 로저라는 두 거물 때문이라는...
  • 오오 2015/06/23 10:49 #

    육체파인 숀과 신사의 매력을 지닌 로저때문에 무슨 동네 술주정뱅이 아저씨 이미지의 크레이그는...
  • 뇌빠는사람 2015/06/23 10:27 #

    마틴 켐벨이 참 웃겨요. 이런 걸작을 만들고 다음에 만든 게 그린 랜턴....
  • 오오 2015/06/23 10:48 #

    그린 랜턴 나름 재미있...기는 개뿔...
    그린 랜턴은 참으로 어이가 없었어요.
  • 블랙하트 2015/07/21 08:58 #

    1. 르쉬프는 본명이 아니고 진짜 이름은 진 듀란 입니다. (영화상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2. http://thumbnail.egloos.net/600x0/http://pds26.egloos.com/pds/201506/17/66/e0012966_5580791f5e263.jpg

    이 대사는 원작 소설에도 나오는데 가장 마지막 대사로 나오죠.

    "The bitch is dead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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