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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제니시스 (Terminator Genisys, 2015) 영화만 보고 사나

원래 대부분 지역에서 오늘(7/1)개봉이지만 하루 일찍 상영하는 것을 어제 보고 왔습니다.

요약하자면...

개연성은 내다 버리는 것.
하지만 터미네이터 팬이라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영화.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어릴 적에 불에 타더니 뼈(?)만 벌떡 일어나서 죽이러 온다는 터미네이터 얘기를 듣고 참 보고 싶었죠(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이라 당연히 못봄). 시간이 흘러 십년쯤 지나서 TV에서 하는 것을 봤는데 비록 삭제버전이었지만 눈을 뗄 수 없었고, 이후 장면의 상당부분을 외울 정도(이게 중요합니다)로 반복해서 봤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시간대가 엉망이 되었으므로 개연성 쩌는 치밀한 SF와는 거리가 멀어진 영화이므로 각잡고 막나가는 것이 더 나은 선택 같습니다. 대부분 전작들의 사건과 캐릭터를 최대한 재활용하게 되는데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답게 같은 사건들과 캐릭터들을 교묘하게 비트는 것이 재미요소입니다. 즉, 전작을 모르고 이거 하나만 보면 그 묘미가 60%이상 사라지는 영화로 보입니다.


---- 아래부터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지 모릅니다.


1편 장면들을 새로운 배우들로 집착에 가깝게 재현했습니다. 1편의 쓰레기차 아저씨와 카일에게 바지를 빼앗긴 노숙자까지 재현하다니... 그리고 1편에서 많은 이들이 상상만 해 왔던 스카이넷을 향한 인류 총공격과 타임머신 사용 장면이 제대로 나오구요. 

제네시스 제니시스라는 것은 오타(?)가 아니라 극중에서 고유명사인데, 스마트 디바이스 시대인 내후년(2017)으로 출시가 또 연기(...)된 스카이넷입니다. 일종의 통합 클라우드 OS비스무리한 것으로 전세계인이 발매를 기다리는데 발매일이 심판의 날인 것이죠.

극중에서 아놀드 전 주지사님이 손가락을 치켜드는 장면이 있는데 저는 미리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원작 팬들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사라 코너가 왕좌의 게임의 용엄마인 에밀리아 클라크로 교체되었기 때문에 도트락 부족, 존 스노우 등의 얘기가 영화 시작 전에 객석 곳곳에서 들렸습니다. 예상대로 린다 해밀턴의 원조에 비해 너무 귀여워진(?) 느낌이 있긴 합니다.

극중에서 막장 가족이 시간대를 뛰어넘어 한곳에서 만나게 되는데 결말에서 막장 가족에 한명(장인어른)이 더 추가되는 구성입니다.

쿠키 영상이 있는데, 너무 전형적이라 저딴 것을 넣는 것은 사족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그게 없으면 얘기 자체가 성립이 안되는 것일지도 몰라서 미묘하군요. 

트레일러에서는 활약했으나 공식 포스터에도 빠진 이병헌으로 변신한(?) T-1000은 정말 대사가 한줄이더군요(위장해서 다른 배우가 하는 대사가 더 길고). 그리고 이미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사라 코너 일행이 손을 써서 일찌감치 쇳물신세가 됩니다. 뭐 그래도 전통의 강적이기도 하니 그동안 팬들이 제안해온 액체금속 특유의 새로운 전법(+3에서의 T-X와 비슷한 기술도 사용)을 사용해서 압박해 오지만 준비된 주인공 파티에게는 당할 수 없었습니다.

포스터와 트레일러에도 나오는 문제의 존 코너 터미네이터 T-3000은 가오가이가의 존다리안 생각이 납니다. 연출상의 약간의 문제는 이놈이 본격적으로 싸우면 미치게 강한데 본격적으로 안싸우는지 맨 쳐맞고 뚫리고 하는 장면이 더 많은 것 같은 것이...그리고 약점도 이미 주인공 파티가 알고 있어서...T-1000스런 압박감은 덜했습니다. 가끔 나오는 재생능력만 엄청난 최종보스 스타일이랄까. 그래도 명색이 존 코너라는 것과 그가 나타난 이유라는 것이 설정과 상황이 크게 뒤바뀐 것이라 팬들 입장에서는 잘만든 이차창작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제는 타임머신도 너무 많이 만들어 졌고 터미네이터들도 여러 시간대로 너무 많이 보내졌어요. 그리고 스카이넷은 부서져도 부서져도 계속 돌아오는 것이 지긋지긋한 면이 있긴 합니다. 뭐 어차피 설정과 개연성은 막장이 되었으니...

아놀드 전 주지사님이 늙으신 모습으로 나오는데 "늙었지만 퇴물이 된 건 아냐...(아직은)"라고 말씀하지만 연식때문에 수전증도 있으시고 다소 안습한 상태가 되었는데...나중에 아주 기이한 어이없는 방법으로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것 부터 이 영화가 개연성은 팔아먹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제작진들도 알고 팔아먹은 것이라는 것이 뻔해서 팬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끝나고 박수치는 사람도 여럿 있었고).

평단에서는 혹평을 받고 있지만 터미네이터라는 컨텐츠를 활용한 오락 영화로서는 상당히 훌륭하게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도 호평을 했겠죠. 다만 전작의 팬이 아니고 전작의 장면과 대사를 못 외운(...) 경우는 재미가 급갑할 것이고 개연성과 스토리에 비중을 둔다면 짜증이 솟구칠 수 있는 영화라 평이 극과 극으로 갈릴 것 같습니다.




핑백

  • being nice to me :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정겨운 장면들 2015-07-02 18:10:36 #

    ... ) LA 뒷골목의 똥개(?) ...근데 이번에는 좀 덜 아프게 착지한 듯 저놈이 내 바지를 뺐어갔어...주정뱅이 노숙자 아저씨 신발은 크기는 재보고 가져가야죠.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정말 집착에 가깝게 재현된 터미네이터1의 장면들은 큰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1편을 녹화해서 여러번 돌려봐서 이부분은 외울 정도였기 때문에.. ... more

덧글

  • 지녀 2015/07/01 08:13 #

    대너리스가 나오나요!
  • 오오 2015/07/01 09:41 #

    나옵니다.
  • 루루카 2015/07/01 10:01 #

    몇년만에 극장에서 실사 영화를 보겠군요...
    (생각해보니 이전에 본게... 터미네이터2 재개봉, 그 이전이 터미네이터 4(?)...)
  • 오오 2015/07/01 10:46 #

    그러면 터미네이터 5인 제니시스가 더 어울리는군요.
  • JOSH 2015/07/01 22:30 #

    빨리 보고싶네요
  • 오오 2015/07/02 06:38 #

    터미네이터니까 보고 싶다...이런 경우는 재밌게 보실 가능성이 높죠.
  • 이젤론 2015/07/02 18:27 #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다만 저 포스터가 매우 큰 스포일러라서 불만일뿐. Orz
  • 오오 2015/07/02 18:49 #

    공식 트레일러에서 존(다리안) 코너는 물론 홈브류 타임머신까지 보여준 것은...그냥 알고 보라는 의미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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