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Adsense Side (160x600)



홈(Home, 2015) - 총체적 난국에 처한 드림웍스? 영화만 보고 사나

드림웍스의 신작 홈. 제목을 두고 하는 언어유희(및 북미를 제외한 신통찮은 흥행 파워 때문에) 홈은 집에서 보는 작품이라고 통했는데 진짜로 집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사전 공개된 티저 트레일러 겸 단편인 '올모스트 홈'이 꽤 재미있게 보여서 기대를 했었는데, 짜증난다, 기승승승...의 반복, 발암스런 캐릭터들...과 같은 속속 등장하는 안좋은 소감들로 인해 기대치가 매우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극장에서 보려고 했는데 시간도 잘 안나고 해서 미뤘더니 어느새 블루레이로 출시가 되었죠.

그런데 집을 홈에서, 아니 홈을 집에서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이게 한때 디즈니와 엎치락 뒤치락 하던 그 드림웍스의 최신 작품이라니...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드림웍스의 작품들 중에 최악이었습니다.


이걸 보고 나니 통칭 드림웍스를 휘청거리게 만든 3대 망작으로 통하던

'가디언즈'는 희미해져가는 어린시절의 꿈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그려낸 명작이고

'터보'는 현실의 벽이 다가왔을때 그걸 열정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작이고

'천재 강아지 피바디'는 종을 넘어선 끈끈한 가족애에 대한 예찬을 보내는 걸작으로 다가옵니다.


위안이 되는 점은 이게 3D+2D 블루레이라 최고가 옵션임에도 디즈니의 신데렐라(2015)의 최저가 옵션인 DVD랑 동일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점과...


올모스트 홈 등 관련 단편을 수록해서 디즈니처럼 겨울왕국 열기를 국가에 따라 슬쩍 빼는 밑장 빼기식 인질 마케팅은 안(못)하고 있는 점...


디즈니에서는 이제는 정말 보기 어려워진 꼼꼼한 디스크 프린팅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

같은 것들이지만 그정도로는 현재 디즈니+픽사에게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슈퍼배드(디스픽커블 미)'시리즈와 스핀오프 '미니언즈'로 강력하게 치고 올라오는 일루미네이션에게도 밀리겠네요.

고향별을 파괴당한 얼빵한 떠돌이 일족 '부브'는 거의 모든 인류를 호주로 몰아내고(그러나 세기말적 분위기 이런거 없음) 지구를 대충 정복했는데, 지구로 이주한 부브 일족중에 특이한 개성을 지닌(사실은 비범하다고 봐야) 왕따 '오'가 엄마와 헤어진 지구인 소녀 '팁'과 친구가 되어 각종 소동 끝에 지구와 부브를 구하고 엄마도 찾고 뭐 그런다는 내용입니다.

아담 렉스라는 작가의 원작 소설인 '스멕의 날의 진정한 의미(The True Meainig of Smekday)'을 기초로 해서 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원작은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일단 드림웍스가 판권을 냅다 사둔 것 같습니다.

원작은 우수했으나 블루레이에 수록된 삭제 장면들을 보니까 원작을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데는 상당한 난항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삭제 장면의 대부분이 다른 오프닝 장면들인데, 스탭들이 초반부터 어떤식으로 만들어야 좋을지 확실하게 가닥을 못잡고 극중의 부브처럼 우왕좌왕하며 시간과 제작비를 까먹은 느낌이 듭니다. 몇몇 아이디어들은 잘만 살리면 상당히 재밌었을 수도 있어 보이는데, 그것들도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대충 넘어가거나 사장되어버린 것 같아 아쉽네요. 
사정이 이리되어 원작의 단편적인 에피소드들을 이어붙이는 소위 기승승승...같은 전개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처럼 기본이 약한 상태다보니 3D 효과가 잘 살아날 장면들 위주로 눈요기에 무게를 두고, 화려한 성우 캐스팅으로 단점을 덮으려 한 것 같은 분위기가 많이 드는데, 제작진들이 알면서도 저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특전 영상에도 제작과정은 삭제 장면을 제외하면 유명 성우진 소개만 있습니다. 성우진의 경우 오 역으로는 짐 파슨스(=쉘든 쿠퍼)인데, 쉘든의 이미지를 자주 재활용하려는 티가 좀 보였구요, 팁은 '리한나', 팁의 엄마 루시는 '제니퍼 로페즈', 부브족의 총사령관 캡틴 스멕은 '스티브 마틴'이 맡았습니다. 짐 파슨스의 대사량을 보면 스타 성우진에 투입된 자금이 상당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더욱 실망스러운 점은 원래 이 작품은 2014년 말에 등장해야 할 작품인데, 갑자기 마다가스카의 펭귄과 개봉일을 바꿔서 2015년 초로 개봉일을 미뤘는데도 그 결과물이 영 신통치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정대로 나왔으면 디즈니의 '빅 히어로'와 붙었을텐데...그랬으면 살아남기가 더 어려웠겠죠. 작품의 다른 부분을 떠나서도 눈에 바로 들어오는 캐릭터나 영상 퀄리티가 좀 심하게 많이 차이가 납니다.

드림웍스의 회사 사정이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어서 선택지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만들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안이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나 싶어집니다. 물론 이 작품은 대충 스탭들을 살펴보면 드림웍스의 최상위 스탭(디즈니에서 모셔왔던?)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러나 계속 이런식의 어정쩡한 작품을 낸다면 과거의 영광은 과거로 남고, 그저그런 이류 제작사로 추락할지도 모릅니다. 차기작인 쿵푸팬더3에서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나겠지만...그것도 매우 불안하군요(쿵푸팬더3는 제작진의 상당부분을 중국 스탭으로 교체하는 구조조정을 하고 만든다는데 어찌될지).

물론 최근에 제가 연속으로 좋은 작품들(인사이드 아웃 등)을 접하고 봐서 체감하는 실망이 더 클지도 모르지만, 최소 드림웍스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작품 치고는, 그리고 선행 단편에서 보여준 모습에 비해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덧글

  • Let It Be 2015/07/09 15:10 #

    디즈니가 정신차리니 드웍이망조......
  • 오오 2015/07/10 02:42 #

    디즈니가 다시 정신차리면 디즈니 비틀기로 돌아올 수 있...기에는 좀 시기를 놓친 듯. 일루미네이션이나 블루 스카이, 소니 등도 드웍에서 나온 스탭들을 모셔가서 치고 올라오고 있죠.
  • Arcturus 2015/07/09 21:38 #

    좋은 캐릭터, 좋은 그래픽, 좋은 음악을 가지고 이 정도로 말아먹기도 어려울텐데 말이죠(...)
  • 오오 2015/07/10 02:42 #

    몇 차례 흥행 실패 후 구조 조정을 거치면서 실력 좋은 스탭들이 거의 다 빠져 나갔다는 설이 있죠. 실제로 드웍 하청하던 업체랑 같은 건물에 있던 적이 있는데 드웍이 하청을 중국쪽으로 돌리면서 망하는 것을 직접 봤어요. 그나마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는 디즈니에서 데려온 스탭들이 주도하고 있기는 합니다.

    반대로 지금 디즈니는 새로운 스탭들이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고 있구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