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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 바이 미 (Stand By Me, 1986) -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영화만 보고 사나


어릴적에 집에 비디오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모댁에 놀러가면 비디오를 빌려보는 것이 최고의 낙이었던 시절이 있었죠. 그때 비디오 가게 아저씨가 구니스 2 라고 추천을 해 줘서 봤는데...구니스같은 화려한 모험? 부비트랩? 그런거 없이 꼬마애 넷이서 변사체를 보러 간다고 하는...당시 엄청나게 재미없어서 비디오 가게 아저씨에게 낚였다고 생각했던 영화입니다.


위 이미지에서 가운데 있는 형은 구니스에서 깐죽대던 그 형이 맞습니다. 그래서 비디오 가게 아저씨가 구니스 2라고 했던 모양이에요.

이 영화에 다시 관심이 간 것은 빅뱅 이론을 보다가 '윌 휘튼'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고 난 뒤였습니다. 양덕계에서 유명인사로 통하는 분이죠. 빅뱅 이론에서 본인으로 등장해서 쉘든 쿠퍼보다 항상 한수 위의 모습을 보여주며 자존심을 구겨놓아서 쉘든의 숙적이 되었었죠. 그 외에 고인이 된 리버 피닉스라든가 24의 키퍼 서덜렌드, 존 쿠삭 등이 애송이일적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iTunes 위시 리스트에 오랫동안 넣어두었었는데 HD버전 출시와 더불어 가격이 대폭 인하되어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명의 노래가 유명하고, 스티븐 킹의 단편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물론 광대 괴인, 다른 차원에서 온 괴물, 귀신 이런 것은 안나오고 순수하게 애들의 시각에서 벌어졌던 일을 어른이 된 뒤에 회상하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보니 처음 제가 봤을 때-즉 제가 저 주인공들 나이 정도 되었을 때-는 엄청나게 재미없게 느껴진 것도 당연하겠죠. 시체를 보러간다는 것을 빼면 애들의 일상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이 영화가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주 내용은 후줄근한 동네에 사는 꼬마 4명이 누가 어디서 죽는걸 봤다는 양아치 형들의 얘기를 듣고 그 시체를 찾아가는 이틀정도의 모험을 보여주는데, 모험 자체는 별 것이 없어요.

대신에 그들의 리얼한(애들답게 유치한) 행동을 통해 이익 같은 것에 연연하지 않는 진실한 우정 이런것을 담담하게 보여주는데 집중합니다. 두어번 죽을 위기(?)에 처하긴 하는데 긴장감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깼던 것은, 이 영화에서 가장 강하게 제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자 아이튠즈 프리뷰 하면 나오는 장면)은 개가 쫓아오는데 죽어라 뛰어서 도망치는 장면(슬로우)이었습니다. 근데 다시 보니 그 개가 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영화속 대사도... "저 개가 소문처럼 무서운 개는 아니었고, 소문과 현실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이러더군요. 

고 리버 피닉스는 저 꼬맹이들의 대장격인 크리스라는 애로 나오는데 집이 가난하고 막장스런 가정환경을 가지고 있고, 본인도 우유 급식비를 훔친 불량한 놈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려깊은 리더쉽을 가졌습니다. 윌 휘튼은 회상을 하는 화자이자 주인공인데, 저 패거리중에서는 가정 형편도 매우 좋고 모범생 스타일에 작가 소질을 가지고 있죠. 그러나 유망한 쿼터백이었던 형(존 쿠삭)이 얼마전에 죽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형을 편애했기 때문에 그게 상처가 되었습니다. 구니스의 저 형(코리 펠드맨)이 연기하는 테디는 아버지가 참전용사인데, 전쟁에서 정신병을 얻어와서 학대를 받는 막장 환경속에서도 아버지를 자랑스러워 하며 군인이 되고 싶어합니다. 번(제리 오코넬)은 뚱뚱해서 종종 무시를 당하며 눈치가 좀 없는 오덕스런 아이입니다. (키퍼 서덜렌드는 양아치 형 대장으로 이 영화의 최종 보스 악당)

여기서 볼 수 있듯이 네명은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고 나름에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아무런 이해관계 없는 친구가 되어서 같이 놀고 시체를 찾는 모험을 했죠. 그러나 넷다 커가면서 환경이나 진로에 따라 다른 길을 걷게 되면서 뿔뿔히 흩어졌다고 설명이 나옵니다.

크리스는 결국 환경을 극복하고 변호사가 되었지만, 식당에서 벌어진 싸움을 말리려다가 그만 칼을 맞아서 죽었습니다(그리고 그 죽음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부터 회상이 시작됨). 골디(윌 휘튼)은 작가로 성공했습니다. 테디는 군인이 되고자 여러번 시도했지만 신검에서 떨어져(...) 양아치같이 되었다고 하며, 번은 지게차 운전을 하며 평범한 가정을 꾸렸다고 나옵니다.

화자인 어른이 된 골디(지금 윌 휘튼과 전혀 다르게 생긴것이 포인트?)는 워드 프로세서로 이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을 작성하는데, "10년 넘게 크리스와 연락을 못했지만, 그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살면서 저 시절같은 친구들을 다시 얻지 못했다" 이렇게 마무리 짓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같습니다.

어릴때는 이해관계 이런것 없이 그냥 학교에서 만난 동네 친구들하고 어울려 지내고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대학이나 진로, 배경등에 따라 여러갈래로 흩어져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지요. 그러면서 자기 삶이 바빠지다보면 연락도 점점 하기 어려워지고...세월만큼 삶에서도 차이가 나버리면 연락하기는 더 애매해지구요. 그렇게 인간관계는 가족 빼면 거의 이해관계와 동일하게 되고...학교다닐때 만큼 자신의 배경과 전혀 다른 사람들과 만나게 될 기회도 거의 없겠죠(하기야 지금은 어릴때부터 맹모삼천지교에 따르는 엄마때문에 다르게 어울릴 수도 있지만).

어릴때는 전혀 그런 것을 모르니까 이 영화가 그저 애들이 철길따라 걷는 모습만 보는 지루한 영화라고 생각되었던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서 보니 이 영화가 왜 평가가 그렇게 높았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어릴적 친구들과 헤어지는 그 시점을 그린 영화인 것 같더군요. 그러면서 저도 옛날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유(가장 큰 이유는 외국으로 나온 것이겠지만) 연락이 끊어진 것이 씁쓸해지는군요. 어른(=아재)이라면 한번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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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만화동산(?)에 나오는 당시 아이돌의 슴가 크기가 대화 소재가 된다거나, 슈퍼맨하고 마이티마우스랑 싸우면 누가 이겨? 미키 마우스는 쥐, 도날드 덕은 오리, 플루토는 개...그럼 구피는? 이런 얘기를 진지하게 하는 것 역시 추억을 자극하네요. 그리고 이들의 모험을 보니 어릴적에 친구들과 동네 산에 올라갔다가 이상한 것(이불?)을 보고 놀라서 뛰어내려왔던 기억도 나구요(지금 생각해 보면 양아치(?)들이 숨어서 본드라든가 이런저런 안좋은 일을 하던 장소가 아닌가 싶어집니다).

오래전에 TV에서 했던 인디아나 존스3를 녹화했던 비디오를 여동생 친구가 빌려갔었는데, 조그맣게 리버 피닉스 주연이라고 써서 돌려줬던 기억도 나네요. 극중에서도 사망처리 되었는데 진짜로 고인이 되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