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데드풀을 아이맥스로 관람했습니다.
관객중 데드풀 팬들이 많은지 데드풀 티셔츠 입으신 양덕의 풍모를 보여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상영을 기다리면서, 데드풀 티셔츠 입은 분이 있길래 "야, 저분...데드풀 보러 온 티를 엄청 내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딱 옆자리...
끝나고 나오면서 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관객이 데드풀 티셔츠를 입고 보러 왔더군요.
셀카 이벤트? 뭐 그런것 때문인가 싶은데...
영화는 뭐랄까...
은근히 톡식 어벤져 시리즈 느낌이 들었습니다(사실 비슷).
전체적으로 광고에서 보여주었던 센스에 비해서는 많이 썰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한 90%는 반지닦이 라이언 레이놀즈가 녹색 CG빨 쫄쫄이를 벗고 빨간 복면 차림으로 수다를 떠는 것으로 채워져 있었던 것 같군요.
물론 이것이 데드풀이라는 캐릭터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사전 지식이 없이 본다면...?
저번에 울버린에서 나쁜놈으로 등장했던 데드풀과는 매우 다릅니다.
거기 나온 음침한 싸이코패스 데드풀이 원작파괴라고 하지만 그걸 모르는 경우는 괴리감이 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저번에 나온 반지닦이와 데드풀과는 다르게 모든면에서 굉장히 원작의 캐릭터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한 것 같긴 합니다.
원작 컨셉이 컨셉이라 그런지 엽기, 막장 개그에 많이 의존하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거기에 더해서 각종 타 영화 인용으로 양념을 치고 있구요.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그의 센스나 수위가 취향을 좀 탈것 같네요. 제 경우는 좀 썰렁하게 느껴졌구요.
개그의 썰렁함에 더해서 이 영화를 더 썰렁하게 느껴지게 한 요소로는 이 영화가 근래 수퍼 히어로 무비치고는 매우 저예산이었다는 것입니다. 겨우(?) 5천8백만 달러로 제작했다더군요. 홍보 규모와 센스를 보면 홍보비는 상당히 많이 썼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등장 인물이나 액션 이런 것이 비슷한 장르 영화치고 꽤나 허합니다.
물론 이것도 컨셉으로 어느정도 커버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아쉽군요.
화려한 액션은 매우 적고 캐릭터도 별로 없고 큰 액션도 극초반+극후반에 몰빵했는데 그것들도 굉장히 수수합니다.
영화 시작전에 본 미친 블록버스터들(배트맨 v 슈퍼맨, 엑스맨 아포칼립스 등)에 비교하니 더 초라하게 느껴지는데...
하지만 저예산으로 가는 김에 아예 R등급으로 만들어 버려서 나름 꼬꼬마들이 수퍼 히어로 영화를 보고 자라나서 처음 느껴보는 어른의 맛(?)이런느낌을 주는 것 같긴 한데...이것도 나름 이 영화의 컨셉이겠죠.
그러나 이것도 일장일단이 있을 것 같은데 기습적으로 사람이 피떡이 된다거나 하는 고어장면이 등장해서 조금 거북했습니다.
물론 어른의 맛(?)을 주기 위해 선정적인 장면도 조금 있긴 한데...그 부분은 기대할 수준이 아닐거에요.
예산문제인지 많은 부분이 장면보다는 음탕한 대사로 때우는 것이 많거든요.
개인적으로 취향 문제였겠지만 편집이나 자막 이런것의 센스가 대사보다 좋았던 것 같아요.
초반 자막을 현지화 해 줬을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아이맥스에서 보니 자막을 눈이 못따라가는 사태가...
당연히 쿠키 영상은 있습니다. 그것도 컨셉에 맞게...
요약하자면, 화려했던 광고에 비해서 실제 본판은 좀 썰렁한 느낌인데, 그것도 일종의 컨셉으로 이해됩니다.
허나 그 컨셉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글쎄요?
취향에 맞는다면 아주 재밌는 영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만...
그리고 일단 화려한 액션 이런 것에 대한 기대는 어느정도 접어두고 가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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