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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 Z: 인피니티 영화만 보고 사나

저는 마징가Z 방송을 본 먼 기억이 있습니다...라는 것은 이미 이전 세대란 말인가? 싶지만 아무튼...그리고 마징가 Z: 인피니티를 이해하기 위해 토에이판 마징가Z+극장판+그레이트 마징가+극장판 전부를 정주행 했습니다(그랜다이저는 하는 중).


일단 약 7분간 이어지는 기계수 군단, 그리고 아슈라, 브로켄과의 대결만 놓고도 볼만했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러나 그 이외에는 볼꺼리가 급격히 줄고, 재미도 없어지는데 인피니티 고유의 물건은 하나같이 쓸데없는 사족같이 느껴지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액션은 사실 그 7분 이후 지옥대원수와 대결도 있지만 그건 너무 일방적으로 털리니 재미가 없고 오히려 보는 이를 싸늘하게 식어버리게 하네요. 토에이판 지옥대원수는 "므흐흐하하하핫"거리는 웃음소리만 호탕한 지독한 똥별에 불과하던데. 직접 전투도 아닌 어어어? 하다 사망하는 역이라 이렇게 무식하게 강한 것은 원작 재현도 아닌데...

액션을 한번 갈아 엎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액션을 보면 제작진이 최소한의 투자로 있어보이게 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엿보입니다. 후지산을 습격할때 배경으로 지나가는 녀석들은 전부 네임드들이고, 그 또한 원작에 등장한 구도를 사용하는 등 노력한 모습은 보이지만 그놈들은 이후 나오지 않네요. 3D로 만들어진 기계수 군단이 엄청나게 위협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니 엑스트라 무명 기계수들은 대부분 조립식+색놀이에 잘 움직이지도 않더군요. 실제 3D로 모델링된 기계수들은 많지 않은데다가 대부분 극중에서 가장 괴상한 디자인을 자랑한 비인간형이 대부분. 실제 나오는 것으로 확인한 네임드는 10마리도 안되는 것 같은데...

  1. 가라다K7/더블라스M2: 얘네는 뺄 수 없었겠죠. 기계수의 상징이니...대신 가라다K7는 무명 양산형 기계수 모델로 재활용 한 것 같은데...더블라스M2보고 끈질긴 놈이라고 할만하죠. 오프닝(1기)에서도 맨날 나오다 보니까 보는이도 쟤 또나왔나? 이럴판이니...
  2. 제이서J1: 머리 3개 달린 거북이 같은 놈. 원작에서는 배에 있는 프로펠러로 로켓펀치를 갈아버렸지만...블랙 레이저 미사일(?)이라는 괴이한 네이밍의 주무기는 그대로 재현. 원작에서는 고전끝에 강화형 로켓 펀치에 끝장이 나지만 여긴 그런게 없으니 대충(...) 무성의하게 처리되고 말았군요.
  3. 제노사이더F9: 팔이 허리에 달린 괴상한 놈이죠. 무한 탄창으로 미사일을 갈겨대는 것이 멋지게 보였습니다만...원작에서는 미사일이 떨어져서 보급하러 돌아간 것이 패인중 하나였죠. 제트 스크랜더 등장 에피소드에 나왔으니 스크랜더 컷을 당한 듯? (그러나 스크랜더 컷터는 업그레이드 이후에 붙었던 것 같은데)
  4. 데스크로스V9: 매우 해괴한 디자인으로 손꼽히는 녀석인데 마징가에게 꼬리가 잡혀 팀킬을 신나게 한 뒤에 원작대로 드릴미사일에 벌집 핏자 신세가 되는 것도 재현했네요.
  5. 담담L2: 가라다/더블라스에는 밀려도 나름 인기 기계수인지 심지어 대사에 이름도 들어가 있죠. 차륜에는 차륜이라는 것도 대차륜 로켓펀치와 담담L2가 등장한 두 에피소드 모두 대차륜이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가서 일지도? 1차 개조형으로 등장했는데 세그웨이같은 비인간형 디자인이지만 목 돌아가는 것과 표정은 나름대로 있어서 재밌는 놈이었습니다. 그러나 L2를 안붙이면 동명이수(?)인 원반수 담담이 울지도 몰라요?
  6. 쟈이안F3: 공사용 기계수1. 마징가Z가 아닌 2군에게 털리는 역인데...원작에서는 이놈 스팩이 별것 없었음에도 마징가Z가 (그냥) 고장나서 떡실신당하고...결국 원작에서도 2군에게 털리는 역이긴 했군요.
  7. 타이탄G9: 공사용 기계수2. 클라이맥스 시작 부분에 마징가Z로 야구한 떡대 있는 놈으로 원작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리파인 되었군요. 원작에서 마징가Z가 이놈 몽둥이를 뺏어서 던지려다 역관광 당한 것을 만회 하려는 듯 여기서는 몽둥이를 성공적으로 던져버려 스플래시 대미지로 무명 기계수들과 함께 싹쓸이 해버리죠. 원작대로라면 아이언 커터로 피니쉬를 칠 수도 있었겠지만...

킹단X10, 아부도라U6, 데이모스F3, 그롯삼X2 등의 네임드 기계수들과 좀 더 맞짱을 뜨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제작비의 문제인지 위와같이 비인간형 위주가 되고 대신 뭐가 많은 것 처럼 배경에 조립식 무명 기계수들을 세워두는 식으로 처리한 것 같습니다.

마징가Z의 무기의 원작 재현과 리파인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레이트도 마찬가지...
대신 드릴 미사일의 사운드가 바뀐 것은 아쉽네요. 드릴 미사일은 그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참 무시무시했다고 생각되는 데. 여기서는 훨씬 빠른 속도로 발사되긴 하지만 너무 딱총같은 느낌이 드네요. 그것 빼면 원작 재현은 상당히 신경쓴 것 같아요. "냉동빔~!"이 아니라 "냉동 광선 발사!"라고 하는 것도 그렇고 말이죠.

무엇보다도 추억팔이를 배신한 일부 영화들(파워레인저스 등) 처럼 상징적인 테마 음악을 맥빠지는 곳에 쓰지 않고 제대로 쓴 것은 칭찬할 만 합니다. 액션 장면은 이 음악이 아니라 다른 음악이었으면 실망스러웠겠죠.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서 음악감독을 했다니...

기계수 아수라는 토에이판에는 안나오고 제트파이어P1이라는 자폭기체가 대신 나오죠. 이 기계수 아수라는 코믹스에서 코우지가 필살 아수라 프레스(?)에 당하자마자 마징가Z 자폭(...)을 시전해 버렸기 때문에 충격적으로 기억되는 놈인데 여기서는 그 누구도 자폭을 안하고 훈훈하게(?) 마무리되죠. 기계수 브로켄은 다른 만화에서 온 것 같은 너무나 모던한 디자인으로 이질감이 느껴지더군요. 뭐 멋지기 생기긴 했다만...그리고 액션 자체의 합은 이 참모진과의 대결이 가장 뛰어났던 것 같습니다. 서로 밀고 밀리는 내용이 있고 자주 쓰였지만 잊고 있던 파일더 오프로 위기를 탈출하는 것과 아껴두었던 루스트 허리케인으로 마무리하는 것 까지도 마음에 들었어요.

추억팔이에서 주요 캐릭터들의 10년 후(그러나 현실에서는 45년이 지났...)를 보여주는 것은 좋았습니다. 보스가 라면집(관광지에 맛집인 듯) 사장님으로 자수성가한 모습이 흐뭇하더군요. 바카라스는...기념품 신세가 된 것으로 봐서 아마도 죽었겠죠. 마징가Z에서 제일 강력한 여캐였던 미사토는 왜 싱글맘이 된 것인지 그건 마음이 아프군요. 오토바이 운전이 서툴던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낙하산(?) 사야카 소장보다 훨씬 활약했던 영웅인데...사야카는 소장이 되었지만 그 헬리콥터 탈때는 예의 그 미니스커트 파일럿 복(초반에는 이소룡 패션이었으나 중후반에 바뀐 그거)을 여전히 입고 다니네요. 호노오 준은...아니 이제 츠루기 준인가? 회상장면의 그것들이 다 원작에서 나름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 들이더군요. 여전히 군인 신분이라 하니 아마도 문제의 마징걸즈의 교관 정도 위치가 아닐까 싶은데...17식과는 다르게 뷰너스A는 양산이 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뷰너스A의 성능이나 실적은 정말 형편 없던데(보스보로트보다 못함) 왜 그걸 양산했는지...행사용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나...

이걸 빼면 이 영화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위와같은 것은 원작에 엄청난 추억을 가지고 있거나, 마징가라는 컨텐츠에 특별히 관심이 있어서 원작을 상당히 최근에 복습을 했어야 보이거나 느껴지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그 원작이 무려 반세기 전에 나온 물건이라는 것이 문제죠.

과거 독수리 오형제 OVA(1994) 생각이 드는데, 그 물건이 NHK 방학 특선으로 방영되었을 때 한국에서 은근히 엄청난 충격을 줬습니다. 왜냐면 그때 마침 독수리 오형제가 공중파에서 재방영 되고 있었기 때문이죠...우와! 이게 이렇게 멋지게 리파인 되었구나! 라는 것을 꽤 많은 이들이 실시간으로 체감했기 때문이었죠. 마징가Z: 인피니티도 그거랑 비슷하게 리파인은 멋지게 했습니다. 그것도 꽤나 디테일한 부분까지 말이죠. 다만 그게 반세기 전 일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버린 것이 문제죠.

그렇다보니 실제로 현대화된 마징가Z, 또는 슈퍼 로봇 대전등에서 본 이미지만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관객들에게는 추억팔이도 잘 안되고 그냥 3D 오버 액션+그 이외에는 어디서 본 것 같은 썰렁한 내용으로 보일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평행세계가 또(...) 나오는데, 이건 마징가라는 컨텐츠 자체의 문제같아요. 원작이 나가이 고의 큰 틀 아래에서 평행세계로 갈라져 나오는 식으로 전개되었으니 말이죠. 본작의 주요 줄기가 되는 토에이판도 그중 하나죠. 이걸 영리하게 적용했던 것이 진마징가 제로였지만, 인피니티에서 그걸 또 재탕하는 것 처럼 보이니 신선함 또한 거의 없어지죠. 뭐 그것보다도 인피니티나 리사에 대한 각본 자체가 대충 쓴 느낌이 많이 들었지만 말이죠.

추억팔이 영화지만 추억을 가진 이들이 아주 제한적이고, 나머지는 힘빠지는 내용이니 혹평을 피하기는 어려운 작품이라고 봅니다. 다만 추억이나 관심이 있다면 그 7분간의 액션, 그걸로 만족할 수 있고 저는 그 7분으로 만족했습니다(+ 1분 좀 넘는 주제가랑 그레이트 마징가 장면까지 추가. 근데 주제가 2절은 녹음도 안한 듯. 애플 뮤직에 있던데 1절만 있네요. 제작비 절감에 힘쓴 듯). 이 말은 마징가Z에 대한 추억이나 관심이 없다면 추천하기 곤란한 영화라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덧글

  • 굶주린 늑대 2018/05/23 15:40 #

    진성 올드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장면이 많은 것은 좋았지만, 전체 완성도면에서는 ... ㅠㅠ

    개인적으로 어릴 때 마징가 34화가 비디오로 있어 자주 보았는데,
    제노사이더F9가 자기 팔을 뽑아서 공격하는 장면을 보고 '오옷! 원작재현' 감탄하다가
    너무 많이 나와서 후반에는 오히려 식상해진 ... ㅡ.ㅡa

    테츠야와 쥰은 연애노선이 전혀 없는 남매 포지션이었는데,
    결혼이 신선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 오오 2018/05/23 19:07 #

    그 팔뽑기가 임팩트가 있긴 했죠. 얘도 초필살기는 자폭이었지만.
    테츠야가 어린시절이 자의반 타의반 없어졌다보니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면이 좀 있어보이긴 하더군요.
    늦게 깨우쳐서(?) 소꿉친구랑 결혼에 골인한 케이스라고 봐야...?
  • 포스21 2018/05/23 18:18 #

    여러모로 좀 많이 아쉬운 애니였었죠. 순수한 단일 작품으로서의 재미는 오히려 예전작인 마징카이저 스컬 쪽이 나았던거 같습니다.
  • 오오 2018/05/23 19:08 #

    추억팔이를 하기에는 너무 지엽적인 디테일에 치중했고 오리지널리티는...음...그런거 없고. 재미도 없고...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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