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Adsense Side (160x600)



라이온 킹(The Lion King, 2019) 영화만 보고 사나

스포일러가 있긴 한데, 라이온 킹 내용 모르시는 분이 계실까 싶군요.

이거...원작을 95% 똑같이 충실하게 실사(풍 3D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만들었네요. 근데 말이 좋아 충실한 것이지 그냥 최대한 똑같이 만든 것에 지나지 않아서 다른 디즈니 실사판 리메이크들 처럼 새로운 요소나 캐릭터 재해석 그런거 없습니다. 해피 호건, 아니 존 패브로 감독님이 이 작품이 가지는 위치 때문인지 최대한 안전한 길을 택한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그건 사실 안전한 길이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원작부터 얘기해야 될 것 같네요.

제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팬임을 자처합니다만, 솔직히 라이온 킹은 그렇게 감동적으로 본 작품은 아닙니다. 디즈니 르네상스로 통하던 개봉 당시 유독 이 작품의 경우 스탭들이 많이 달랐는데(포카혼타스에 1군을 배치하고 2군+새로운 스탭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음) 그래서 색안경을 끼고 본 것도 상당했지만 심바의 무례하고 무책임한 캐릭터나, 생명의 순환이라는 말은 멋지지만 사실은 생태계 정점이 있는 자의 입장에서 하는 얘기다보니 백성(?)들은 결국 사냥감이라는 것이 불편한 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었죠. 

줄거리와 캐릭터에 대해서는 요런 전에 쓴 뻘글에 제 진심(?)이 담겨있습니다.


근데 시간이 한참 지나서 다시 보니까...여전히 캐릭터와 줄거리는 큰 감동이 없긴 해도 이 작품에는 캐릭터 애니메이션 자체가 주는 재미라거나 아프리카풍이 물씬 가미된 한스 짐머의 장엄한 음악이 있더군요. 과연 클래식은 클래식입니다.

그러면 왜 원작재현이 그다지 안전한 길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장면이나 대사는 거의 똑같지만 제가 원작에서 좋아했던 캐릭터 애니메이션의 매력이 실사풍으로 바뀌면서 대부분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그냥 동물이 나오는 평범한 영화처럼 되어버린 것이죠. 만화적인 디자인이 가미되면서 등장 인...아니, 등장 동물들이 같은 종이라 해도 충분히 다르게 느껴지게 그려졌지만 실사풍이 되면서 구별하기 어려워진 부분도 큽니다. 하이에나들이 특히 그랬는데 리더격인 센지를 제외한 반자이와 에드의 경우 개성도 없어지고 이름도 개명되었더군요. 물론 센지도 깡패누님같은 목소리가 아니라면 구별이 잘 안됩니다. 스카의 경우도 빈티나는 숫사자 같아져서 원작의 개성적인 검은 갈기가 주던 능글맞으면서도 비열한 카리스마가 많이 사라졌어요. 그리고 리얼한 동물 얼굴로 연기(?)하는 것이다 보니 인간 입장에서는 감정이입이 잘 안되는 문제점도 있었구요.

그리고 일부 장면들을 바꿔놓았는데 그 대부분이 제가 원작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들이었다는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위에 언급한 하이에나 에드도 그렇고...에드의 경우 원작 대로 만들면 장애인 비하처럼 보일까봐 그랬는지? 에드가 항상 나사빠진 듯 낄낄대다가 마지막에 스카를 응징할때는 웃음을 멈추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도입부에 그 유명한 나주 평야 발바리 치와와~ 코러스와 함께하는 Circle of Life의 경우 원작의 모든 것을 그냥 98% 옮겨온 느낌입니다. 노리고 그런 것 같고, 원작에서도 이 부분만큼은 아주 리얼하게 묘사되었기 때문에 위화감이 매우 적었습니다만...문제는 그 2%...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을 가장 다르게 만들었더군요. 바로 홍학(?)들이 날아가는 것을 고공에서 잡고 아래로 굽이쳐가는 강이 보이는 그 장면인데 그것만 딱 카메라를 낮은 위치에서 찍은 것으로 바꿔놓았던데 왜 그랬나요?

그리고 스카의 빌런송인 Be Prepared는 길이도 절반으로 줄었고 특유의 유쾌함이 싹 다 없어졌어요. 사실 그 부분은 연출이 독재 국가 열병식 컨셉이었으니 실사풍 동물로 묘사하기에는 너무 만화적이라서 그랬겠지만 덕분에 너무 썰렁해져 버렸습니다.

추가된 부분이 아예 없지는 않은데 비욘세를 캐스팅한 날라쪽이 제일 많았던 것 같네요. 몰래 도움을 청하러 빠져나오는 부분과 최후의 대결에서 센지랑 라이벌 구도처럼 묘사하고 좀더 액션이 늘어났더군요. 그리고 티몬과 품바가 반강제로 미끼가 될 때 미녀와 야수의 Be our guest도입부를 부르는 것도 나름 디즈니 팬들을 위해 신경쓴 것 같은 부분이긴 했구요. 그 외에 몇몇 엑스트라 동물도 추가되긴 했지만 큰 비중이 없어서...라피키가 어떤 방법으로 심바 그림을 그렸는지도 추가되긴 했군요. 그리고 원작보다 많이 업그레이드 된 부분도 있습니다. 품바 어린시절의 귀여움이 바로 그것이죠.

결론적으로 원작을 매우 충실하게 실사풍으로 리메이크 했습니다만, 그 '실사풍' 때문에 원작의 만화적인 재미가 거의 다 사라져서 그냥 밋밋한 동물의 왕국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알라딘처럼 변화를 준 것도 거의 없고 말이죠.

반면 디즈니 성 로고는 오히려 고전적인 2D 애니메이션 스럽게 나오더군요. 다스 베이다...같은 목소리의 무파사...제임스 얼 존스 선생님은 거의 같은 대사를 25년만에 또다시 녹음 하셨을 듯.